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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볼턴 대신 이방카 배석, 대북 전략 변화 신호 보냈다"

중앙일보 2019.07.07 07:56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이방카 트럼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악수하고 있는 이방카 트럼프[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의 대북 전문가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미국이 이번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단지와 우라늄 농축시설 등 다른 핵 시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의 일부 해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변+α'로 비핵화 초기 단계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뜻이다. 고스 국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제시한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설치로는 영변 해체 등 중요한 조치를 합의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같은 남북 경협 제재 면제나 북·중 간 연료 수입 제한 규모 확대같은 일부 제재 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냈다.
그는 4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회동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대신 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배석시켜 대북 전략 전환을 준비하고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도 분석했다. 아래는 주요 문답.

美 대북 전문가 켄 고스 CNA 국장의 협상 전망
"트럼프 영변+우라늄+ICBM 일부로 승리 선언,
김정은도 일부 제재 완화 얻어 승리라고 할 것"

 
켄 가우스 해군분석센터 국장 [해군분석센터 홈페이지]

켄 가우스 해군분석센터 국장 [해군분석센터 홈페이지]

어떻게 김명길 전 대사를 북한이 새로운 협상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했나.
사실 며칠 전부터 한국 정부 내부에서 김명길이 새 협상대표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내게 접촉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게 내가 김명길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 관리들로부터 들었다는 건가.
한국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들었다. 그 때부터 과거 김명길에 관한 언론 보도를 읽고, 우리(CNA)가 갖고 있는 데이타베이스나 자료들에서 그에 대해 살펴봤다. 그래서 자유아시아방송(RFA)같은 몇몇 언론들에 김명길이 북한의 새로운 협상대표가 될 가능성과 그의 경력으로 볼때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협상 상대로서 적합한 인물이라고 얘기한 거다.
 
RFA엔 그가 제한적 역할밖에는 못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게 북한이 협상할 때 원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그들은 알다시피 협상의 경계와 기본적인 발언 내용, 협상을 진행할 전략은 개발하지만 결정을 내리진 않는다. 북측 협상가는 미리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 그래서 굳이 협상을 하기 위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이용호 외무상, 최선희 제1부상 같은 고위 인사가 들어갈 필요는 없다. 사실 북한으로선 협상 권한이 보다 제한적인 인물을 내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미국에 여기까지 밖에 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돌아가 상관으로부터 추가 지침을 받으며 협상 과정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스웨덴을 평양이나 판문점보다 다음 협상 장소로 선호하는 이유는.
나도 스웨덴이란 얘기를 들었는 데 북한으로선 거기서 1.5트랙(반관반민)이나 2.0트랙 회담을 많이 해서 매우 편한 나라다. 또 북한은 최소한 당분간은 남한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끼어들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하는 게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을 떠나면서 문 대통령에게 '향후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번에 북미 대화가 잘 진행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빅딜’에서 물러서는 걸 강력 반대하고 있다.
행정부 내에 볼턴 캠프는 분명히 더 강경해지고 있고, 다른 쪽은 좀 더 유연하고,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볼턴의 접근이 통할 리 없기 때문이다. 비건은 확실히 인도적 지원과 북미 연락을 개선하는 방안을 테이블에 올렸지만 이 두 가지로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는 데 부족하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보다 중요한 조치를 하게 하려면 좀 더 실질적인 것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우선 볼턴과 유연한 진영 사이에 논쟁을 해결해야만 북한과 협상에서 훨씬 많은 진전을 이룰 수 있다.
 
북한도 3일 유엔 대표부 성명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맞다. 기본적으로 북미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합의한 건 대화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 뿐이다. 나는 트럼프가 비핵화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한 게 매우 흥미로왔다. 그는 제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했지만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해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건 그렇지만 회담장에 재러드 쿠슈너와 이방카 트럼프가 있었던 걸 기억하나. 이방카가 북한 사람들과 가장 가깝게 있었던 건 지난해 1월 평창 올림픽 개막식이었다. 나는 그게 트럼프가 북한에 보내는 상징적 신호이자 아주 절묘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멀리 몽골에 갔던 볼턴의 ‘빅딜’에서 벗어나 입장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다른 전략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다’라는 뜻이다.
 
북한이 미국식 비핵화 정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진전을 이룰 수 있나.
북한이 더 이상 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넘어 더 이상 재처리를 하지 않는 동결에는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영변 핵 단지와 다른 일부 핵 시설의 해체를 시작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의 조합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북한이 전체 프로그램의 리스트를 신고하거나, 엄격한 사찰과 검증을 허용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상당 기간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란 점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비밀리에 보관해두면서도 그들의 핵능력을 점점 더 많이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미국은 북한은 물론 “우리는 핵무기를 갖고 있는 한 한반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동시에 압박하고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도록 동참하게 해야 한다.
 
비핵화의 로드맵 없이 동결보다 더 나가긴 어렵지 않겠나.
“우리가 전체 게임의 로드맵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북한이 영변과 다른 핵 프로그램 일부, 어쩌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의 일부를 양보할 용의가 있는지는 알 수 있을 거다. 그 대가로 미국도 약간의 제재 완화 조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 그것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북한이 다양한 종류의 연료나 다른 것들에 대해 중국과 무역 제한 규모를 늘려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트럼프가 최소한 초반 승리나 북한에서 큰 양보를 받았다고 동시에 김 위원장도 일종의 제재 완화를 받았다고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거기서부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지금 당장은 북한이 특정 시점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할 것이라곤 알아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는 북ㆍ미 사이에 충분한 신뢰가 없다. 지금 우리는 비핵화의 초기 조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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