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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이재명 변호하는 그들···"부담돼도 무죄 땐 대박"

중앙일보 2019.07.07 05:00
이재명 경기지사가 5월 1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그의 연수원 동기로 변호를 맡았던 LKB파트너스의 김종근 변호사. 최정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5월 1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1심 무죄 선고를 받고 법원을 떠나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그의 연수원 동기로 변호를 맡았던 LKB파트너스의 김종근 변호사. 최정동 기자

"부담되죠. 그렇다고 거절하기도 어려워요"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정치 사건에서 여권 고위 관계자를 변호했던 전관 출신 변호사는 변호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정치인 사건은 법조계나 정치권 지인을 통해 부탁이 들어온다"며 "다른 변호사를 찾기도 어려웠던 상황이라 거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3년차에 접어들며 재판을 받는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1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지난 5월 1심에서 무죄선고된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지난 4월에는 현재 청와대에 대한 첫 적폐수사였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기소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이미 재판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여권 유력 정치인들의 변호인단 구성을 확인해봤다. 이들의 변호에는 일반인들이 고용하기 어려운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로 구성된 대형 로펌이 투입됐다. 전관 변호사와 정치인들은 서로를 직접 알거나(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치권이나 법조계에서 다리를 놓아주는 방법(김경수·신미숙 등)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광범 삼고초려한 김은경, 대형로펌 갈아탄 신미숙"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변호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법조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다는 이광범 LKB파트너스 대표가 맡고있다. 이상훈 전 대법관의 동생이자 노무현 정부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 대표는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김 전 장관은 지난 3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이 대표에게 변호를 직접 부탁했다. 영장이 기각된 뒤 이 대표 측에서 "재판까지 전념하긴 쉽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김 장관이 삼고초려를 해 LKB파트너스에서 김 전 장관 변호를 맡게됐다고 한다.  
 
'서초동의 해결사'로 불리는 이광범 LKB파트너스 대표는 판사 출신임에도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검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2012년 12월 14일 특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있는 이광범 당시 특검. [중앙포토]

'서초동의 해결사'로 불리는 이광범 LKB파트너스 대표는 판사 출신임에도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검을 맡아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2012년 12월 14일 특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있는 이광범 당시 특검. [중앙포토]

김 전 장관과 공범으로 기소된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도 전관 출신의 개인 변호사에서 지난 5월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로 변호인단을 교체했다.
 
김경수는 지인 소개, 이재명은 연수원 친구가 맡아  
부장판사 출신인 유병철·유승룡 변호사를 주축으로 재판 변호인단이 꾸려졌다. 유승룡 변호사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2심 변호인단의 최선임이기도 하다. 화우 관계자는 "신 전 비서관이 지인을 통해 화우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같이 대부분의 정치인은 법조계와 정치권의 지인을 통해 변호인을 소개받는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정치인들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은 변호인에게만 진실을 말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홍기태 변호사가 중심이 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한 김경수 지사도 이와 유사한 경우다. 
 
지난 5월 23일 '드루킹 댓글조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가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김 지사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심 변호인단에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연합뉴스]

지난 5월 23일 '드루킹 댓글조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가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김 지사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심 변호인단에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다.[연합뉴스]

본인이 변호사이기도 한 이재명 지사는 연수원 동기이자 친구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김종근 변호사에게 변호를 맡겨 1심에서 무죄를 받아냈다. 김 변호사도 LKB파트너스 소속이다. 여권 유력 정치인 사건에서 LKB파트너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정치인 사건 싫지만 유력 정치인은 다르다
변호사들은 일반적으로 정치인 사건을 맡기 꺼린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정치인들은 재판이 끝난 뒤 보좌관을 보내 약속한 수임료를 깎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력 여권 정치인이라면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 법조계의 해석이다. 수임료를 조금 덜 받고 부담은 되더라도 로펌 입장에서 무형의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형로펌 입장에선 유력 정치인을 변호하고 추후 정치적 도움이나 자리를 기대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 변호인이었던 권용일 변호사는 정권 출범 후 청와대 공직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거쳐 지난 6월 청와대 요직인 인사비서관으로 고속 승진했다. 
 
로펌, 정치인 사건은 괜찮은 홍보수단 
로펌 입장에서 유력 정치인 사건은 법조계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김경수 지사의 2심과 안희정 전 지사의 3심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이재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2심을 맡았던 태평양은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내 이 부회장을 석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2월 이 전 회장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아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2월 이 전 회장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아냈다. [연합뉴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최근 서초동에서 형사 사건은 태평양이 최고라는 말도 나온다"며 "김 지사와 안 전 지사 사건에서 태평양이 무죄를 받아낸다면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태평양과 함께 LKB파트너스의 이광범 변호사 등 총 17명의 변호인을 3심에 투입했다. 
 
檢 "로펌이 왜 정치인 도와주는지 따져봐야"
검찰 입장에선 유력 여권 정치인과 대형 로펌간의 관계를 탐탁해 하지 않는 분위기다. 유력 정치인과 대형 로펌간의 관계는 단순한 홍보 효과나 인간관계를 넘어 결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현직 부장검사는 "대형 로펌 변호사 5~6명만 재판에 투입돼도 수임료가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실제 정치인들이 그런 비용을 제대로 지출하고 있는지, 지출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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