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지역 자사고 평가 발표 앞두고…학교·학부모·동문 막판 반격

중앙일보 2019.07.06 06:00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자사고 폐지 및 부당 재지정 평가 반대 서명서 전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손에 들고 있다. [뉴스1]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자사고 폐지 및 부당 재지정 평가 반대 서명서 전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손에 들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시작부터 잘못됐습니다. 올해 갑자기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는 게 말이 됩니까. 5년 전에 지금과 같은 지표로 평가하겠다고 알려줬으면 그것에 맞게 학교를 운영했을 겁니다. 지금 상황은 국어시험 준비하던 학생에게 예고도 없이 수학시험을 치른 뒤 낙제점을 주는 것과 똑같습니다.”(서울 자사고의 한 교장)
 
“현 정부에서는 일반고를 살리려면 자사고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자사고 폐지 정책 외에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학업능력이 우수한 학생이 있어야지만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그들의 논리는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하는 꼴밖에 안 됩니다.”(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자사고는 국가의 재정지원 없이 학생을 선발해 다양하고 자율적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학생·학부모의 선택을 받기 위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현 정부에서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자사고를 폐지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습니다.”(서울 자율형사립고 총동문연합회)
 
서울지역 자사고의 재지정평가 결과 발표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지역 자사고들의 막판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뿐 아니라 동문회까지 나서서 자사고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서울 22개 자사고 학부모 모임인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자사고 운영성과평가가 불공정했다고 인정하고 지정취소에 동의하지 말라”며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취소에 동의하면 모든 학교가 연대해 기필코 이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학부모 3만 명이 서명한 자사고 폐지 반대 성명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서울 자립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자사고 폐지 및 부당 재지정 평가 반대 성명서 전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서울 자립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자사고 폐지 및 부당 재지정 평가 반대 성명서 전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자학연은 앞서 3일에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자사고 폐지를 막아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서울지역 22개 자사고 중에 강남 지역에 있는 건 5곳이다.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해 대통령이 걱정하는 부의 양극화에 따른 교육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대광고 교장)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시켜도 고교 서열화는 어떤 식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사고 재지정평가는 5년 주기로 한다. 교육당국은 2014~2015년에 이어 올해 2기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 평가 대상 24곳 중 10곳의 평가결과는 발표됐다. 인천포스코고와 서울지역 자사고 13곳 등 총 14곳의 평가만 앞둔 상황이다.
 
앞서 평가결과를 발표한 학교는 희비가 엇갈렸다. 현재 상산고(전북)·안산동산고(경기)·해운대고(부산) 세 곳은 평가에서 탈락했다. 이중 상산고는 전북도교육청과 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평가 기준점수가 80점으로 다른 지역(70점)보다 높고, 사회통합전형을 정량평가한 게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자사고의 재지정 평가 결과를 9일 오전 11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평가에서 70점을 넘지 못한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절차를 밟게 된다. 올해 평가 대상 학교는 경희·동성·배재·세화·숭문·신일·중동·중앙·한가람·하나·한대부고·이대부고·이화여고 등 13곳이다. 같은 날 인천시교육청도 인천포스코고의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