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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건물 뛰어든 청년, 서울 신정동 화재서 300명 살렸다

중앙일보 2019.07.05 21:09
"불이 크게 번지는데 아무도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불이 붙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대피하라'고 외쳤죠."  
5일 오후 6시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최초로 발견한 구교돈(23)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5일 오후 6시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최초로 발견한 구교돈(23)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5일 오후 6시 발생한 서울 양천구 신정동 복합상가건물 화재의 최초 발견자 중 한 명인 구교돈(23)씨는 친구를 만나러 가던 중 화재 현장을 목격했다. 당시 불길이 솟던 건물 뒤편에는 지나다니던 사람이 구씨 외에 없었다고 한다. 인근 지역 주민이기도 한 구씨는 외벽이 타고 있는 건물에 학원과 어린이 수영장 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씨가 처음 목격했을 때만 해도 불길은 이미 약 3m가량 높이 솟아오른 상태였지만 구씨는 앞뒤 가릴 것 없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소리쳤다. 
 
구씨는 "일단 1층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소리쳤다"며 "불길이 솟고 있었는데 카페 안의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눈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씨는 2층과 3층에 있는 학원으로 들어가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고 알렸다. 구씨는 "아무도 신고하지 않은 것 같아서 사람들에게 '소방서에 신고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누군가가 신고를 해 소방관 등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구씨는 대피할 것을 처음 알린 것뿐만 아니라 직접 진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옆 건물 관리사무소 직원 등과 함께 소화기를 들고 불길을 잡기 위해 애썼다. 구씨는 "다른 시민분이 옆 건물 상가에서 소화기를 5~6개 빌려와서 함께 불이 난 곳에 계속 뿌렸다"고 설명했다. 구씨 등의 노력 덕분인지 신정동 화재 사건에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외부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자 계단을 통해 300여명이 대피했다"며 "연기를 마시거나 다친 사람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5일 오후 6시쯤 발생한 화재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11층 규모 건물 외벽의 모습. 이후연 기자

5일 오후 6시쯤 발생한 화재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11층 규모 건물 외벽의 모습. 이후연 기자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건물 뒤편에 있는 기계식 주차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4분쯤 신정동의 11층 규모 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약 30분 후인 오후 6시23분쯤 완전히 꺼졌다. 불길이 건물 외벽에 옮겨붙으면서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외벽을 태우는 선에서 화마가 잡혔다. 현장에서는 담뱃불로 인한 실화 가능성 등도 제기됐다. 소방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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