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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겸허히 수용" 했던 공수처, 윤석열은 더 보류적 입장

중앙일보 2019.07.05 19:25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검경 수사권조정 반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보류, 특수수사 축소, 형사부 강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서면답변 제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는 위와 같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윤 후보자는 이날 답변서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미 입법과정에 있고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형사사법시스템은 국민의 권익과 직결되어 한 치의 시행착오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우회적인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 수사권조정 반대·공수처도 보류적 
윤 후보자는 "형사법집행에 관한 검찰의 전문성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의 관점에서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한 의견을 드리겠다"고도 답했다. 논의 과정에서 수사권 조정에 반대해 온 검찰의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주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의 수사를 통제하는 것이 국민 권익에 부합한다는 윤 후보자의 소신은 확고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공수처 설치에 대해선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문무일 검찰총장보다 더 보류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대검찰청 검찰역사관에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한 대국민 입장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장진영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대검찰청 검찰역사관에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한 대국민 입장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 후보자는 "제도 개편을 통해 국가의 부정부패 대응 능력이 약화해선 안된다는 차원에서 공수처 설치 논의를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현재 공수처 설치 논의는 국가의 부패 대응 능력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특수수사 줄이고 형사부 강화해야" 
윤 후보자는 검찰의 특수수사 폐지 또는 축소를 묻는 말에는 "국가적 중대사건의 경우 검찰의 직접수사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검찰총장에 취임하게 되면 꼭 필요한 수사에만 검찰의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검찰개혁의 방안으로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형사부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윤 후보자는 "국민의 민생사건을 처리하는 형사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형사부의 분야별 전문성을 제고하고 형사부 강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검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취임 직후 형사부 강화 방안 발표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윤석열 "선배 경륜 검찰을 위해 써달라" 
윤 후보자의 답변서에는 검찰의 기수 문화에 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포함돼있었다. 
 
윤 후보자는 "검찰의 조직문화상 기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나 검찰도 일 중심으로 더 유연해져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검사들이 공직에서 쌓아온 식견과 경륜이 국민과 검찰을 위해 조금 더 쓰였으면 한다"고 답했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왼쪽)이 지난 1월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후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무일 검찰총장,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왼쪽)이 지난 1월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후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무일 검찰총장,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이는 자신보다 기수가 높은 일부 검사장급 이상 검사들에게 "남아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윤 후보자보다 선배 기수인 연수원 19~22기 검찰 간부는 사의를 표명한 4명을 제외하고 17명이 남아있다. 윤 후보자는 주변에 "동기와 일부 선배들은 검찰에 남아줬으면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윤 후보자는 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사의 인사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낼 것이라 밝혔다. 
 
윤석열 "검사 인사 의견 적극적으로 낼 것" 
검찰 인사 권한이 법무부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검사들이 능력과 자질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되도록 인사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검찰 인사에 대한 일정 부분 독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한다. 그래서 "검사는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란 소신이 확고한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이 될 경우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국 민정수석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경찰 "윤 후보자 답변 실망스러워" 
이날 윤 후보자의 답변서를 확인한 경찰 관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윤 후보자도 수사권 조정에 공감했다"는 발언과 달리 현직인 문무일 총장의 입장과 다르지 않아서다.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은 경찰 관계자는 "윤 후보자의 말대로라면 현재 수사권 조정 법안은 시행착오적인 내용이 담겨있다는 뜻이냐"며 "큰 기대도 없었지만 그의 답변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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