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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성접대 의혹 김학의, 첫 재판서 때아닌 '속옷 공방'

중앙일보 2019.07.05 12:13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첫 재판이 5일 열렸다. 지난 2013년 ‘별장 성접대 동영상’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6년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정계선)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전 차관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김 전 차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듣고 향후 재판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나올 의무는 없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김학의 속옷 사진'이 핵심 증거 되나
이날은 강은봉 변호사(법무법인 재현) 등 변호인단만 출석해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첫 재판에 앞서 변호인단은 검찰이 성접대 일시와 장소 등을 제대로 특정하지 않는 등 사실관계가 실제와 다르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냈다.

 
김 전 차관 측은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아니라는 주장도 의견서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고인이 동영상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반박할 증거로 김 전 차관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 발견된 그의 속옷 사진을 언급했다. 검찰 측은 “영상에 나오는 속옷과 부합하는 형태와 무늬를 가진 속옷들을 촬영한 사진이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이를 검증하도록 재판부에 요청했다.

 
영상 진본 문제, 공소시효 문제도 쟁점
김 전 차관 측은 해당 영상이 원본이 아닌 ‘복제본’이라는 점도 문제삼았다.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의견서에서 검찰이 제출한 영상 시디가 사본인데 원본이 존재하지 않아 (원본과의) 동일성과 무결성을 확인할 수 없어 증거를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며 추후 검찰에 이 부분에 대한 의견를 재판부에 내 달라고 했다. 디지털 증거는 조작이 쉬워 원본과 사본이 같다는 ‘동일성’과 증거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무결성’이 입증되어야 증거로 쓰일 수 있다.

 
 이밖에 뇌물 혐의 ‘공소시효’ 문제도 지적했다. 김 천 차관은 총 1억 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중 1억원은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자신에게 원래 받아야 할 돈을 포기하게 만든 혐의(제3자뇌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검찰이 가장 입증하기 어려운 취약점이다. 이를 제외하면 뇌물 액수가 줄어드는 만큼 시효도 줄어들어 결국 전체 혐의의 공소시효가 넘어선다는 논리다.  
 
김학의측 "속옷 세세한 무늬 식별 불가능…동영상 증거 기각해야"
김 전 차관은 2007~2008년 윤중천씨로부터 금품 3000여만원과 1억원의 채무 포기 뇌물을, 2003~2011년 다른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4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법정에 서는 첫 증인은 윤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사업가 최씨로부터 받은 금품은 추가 액수가 더 있어 수사중이고 또 다른 사람에게 받은 금품 부분도 수사하고 있어 나중에 사건을 병합하려고 한다”며 윤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먼저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단은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주장한, 동영상 속 남성이 입은 속옷과 비슷하다는 김 전 차관의 속옷 사진은 실제로 보면 삼각이냐 사각이냐 하는 형태만 같고 다른 무늬 등은 식별 불가능해 두 속옷이 같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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