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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 들어온다”허위 공시로 연예기획사 주가 뻥튀기

중앙일보 2019.07.05 12:00
“중국 자본이 투자하기로 했다”는 허위 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려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한 기업사냥꾼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과거에도 수차례 유사한 수법의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코스닥에 상장됐던 연예기획사 씨그널엔터테인먼트를 무자본 인수하면서 마치 중국 투자 자본이 들어오는 것처럼 속여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대표이사 김모(48)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가담한 또 다른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5년 9월 저축은행 대출 등을 통해 인수대금 112억원을 마련했다. 그런데 “중국 투자회사가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중국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는 허위 공시 등을 통해 주가를 올렸다. 당시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905원에서 3300원까지 뛰었고, 이를 통해 이들은 171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일당이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부양,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한 범죄 개요도. [서울남부지검]

김씨 일당이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부양,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취한 범죄 개요도. [서울남부지검]

2015년은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며 국내 연예기획사의 중국시장 진출이 큰 호재로 작용하던 때였다. 김씨 등은 이 점을 악용해 씨그널엔터테인먼트가 중국 투자회사에 인수되면서 중국 현지에서의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제작과 매니지먼트 사업이 가능해졌다고 허위 홍보를 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허위 보도자료 및 공시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이후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적자가 계속되자 대표 김씨는 이를 은폐하기 위해 매출을 장부상 허위로 부풀렸고, 결국 회사는 지난해 5월 상장 폐지됐다”고 밝혔다.
 
2018년 9월 금융위원회를 통해 고발장을 접수받은 검찰은 5주 간의 추적 끝에 지난 4월 김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기소된 4명 이외에 대만으로 도주한 공범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치 및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씨는 이미 동종 전과 3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와 공모한 한모(49)씨는 코스닥 상장사인 화진을 같은 방식으로 인수해 460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이미 기소된 상태다. 한씨는 지난해 4월 경남 거제에서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가 바다 위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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