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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은 왜 우라늄 수돗물 썼나 “대청호 상수도관 깔고도 못 써”

중앙일보 2019.07.05 05:00
충남 청양의 정산정수장. [사진 JTBC 이우재 기자]

충남 청양의 정산정수장. [사진 JTBC 이우재 기자]

4일 오전 11시 충남 청양군 정산면 역촌리 정산정수장. 정산면과 목면 지역 1100여 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됐다. 
 
올해 초 이 정수장에서 기준치의 3배가량이나 높은 우라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오전 일찍부터 관계자들이 정수장을 오가면서 사태를 파악했다.
 
그동안 정산정수장에서 공급하는 물을 이용했던 주민들은 우라늄 검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정수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은 “그냥 마셨는데 무슨 일 있는 건가요”라며 놀랐다. 또 다른 주민은 “군청이 뒤늦게 알린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올해 1월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한 정기 수질검사 결과 이 정수장 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이 1ℓ(리터)당 67.9㎍(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30㎍)를 2배 이상 초과하는 수치다. 2월 검사 때에는 우라늄 수치가 기준치의 3배가 넘는 105.7㎍/ℓ까지 치솟았고, 3월에는 63.4㎍/ℓ로 역시 기준치를 웃돌았다.
 
수돗물에서 우라늄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했을 경우에는 3일 안에 주민에게 알리고 즉시 환경부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청양군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청양군이 인터넷을 통해 주민에게 알린 건 첫 검사 결과가 나온 지 두 달이 지난 4월이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서 우라늄 초과 사실을 파악하고 2월과 3월에 주민 공지를 요청했지만, 청양군은 4월 3일에서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검사 결과와 조치 사항 등을 공지했다.  
 
청양군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시행된 제도다 보니 주민 공지 등의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 처리가 늦었다”고 말했다.
 
중금속 독성…장기간 노출시 신장 손상 위험
충남 청양의 정산정수장. [사진 JTBC 이우재 기자]

충남 청양의 정산정수장. [사진 JTBC 이우재 기자]

우라늄은 화강암이나 변성암 등에서 자연 발생하는 물질이다. 방사성 독성보다는 중금속으로서 독성이 크기 때문에 노약자 등이 장기간 과도하게 노출되면 신장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환경부는 올해부터 지하수를 원수로 하는 수돗물 수질 기준에 우라늄을 추가했다.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의 기준값과 동일한 30㎍/ℓ로 정했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수돗물에서 검출된 우라늄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고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는 물질”이라며 “성인은 우라늄을 섭취해도 99.9%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수질 기준을 초과한 물을 마셔도 건강에 바로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수장 측은 현재 공급하는 물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데다 문제가 된 관정은 이미 폐쇄한 상태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화강암 지대이면서 우라늄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지하수를 계속 사용할 경우 우라늄에 노출될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초에 우라늄이 초과 검출된 것도 겨울철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하면서 취수원 지역의 암석에서 우라늄이 자연적으로 녹아 나오면서 농도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청호 물 공급하려 했지만 지연 
충남 청양의 정산정수장. 신진호 기자

충남 청양의 정산정수장. 신진호 기자

청양군 역시 이를 알고 주민들에게 광역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상수도관을 매설했고 인근 자치단체에 연결을 요청해 왔다. 지하수를 정수해서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일정한 수질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상수원인 대청호로부터 물을 끌어다가 주민들에게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연결공사가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지하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광역 상수도 공급은 2021년에나 가능한 형편이다.
 
청양군은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부서 책임자와 담당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충남도는 2020년까지 광역 상수도 사업을 확충사업을 앞당기고 다른 정수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청양=신진호 기자,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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