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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나눠먹기 경찰특공대 1억원 환수…올해 성과급 ‘0원’

중앙일보 2019.07.05 05:00
경찰 특공대원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경찰 특공대원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차등 지급해야 할 성과급을 똑같이 나눠 가진 부산경찰청 특공대가 2018년 성과급 1억원을 반납했다. 이 때문에 올해 성과급은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부산경찰청 특공대원 32명 성과급 재분배
2018년 지급된 성과급 9900만원 전액 반납
갑질 의혹받은 전 특공대장 ‘불문경고’ 처분

부산경찰청은 특공대원 32명의 성과급 9900만원을 환수 조치했다고 5일 밝혔다. 부산경찰청 기획예산계 관계자는 “특공대원 36명 가운데 32명이 2018년 받은 성과급을 똑같이 나눈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전 자료는 명확하지 않아 2018년 성과급만 환수하고, 올해 성과급은 한 푼도 안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1인당 연평균 300만원의 성과급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1인당 600만원 가량(2년 치) 손해 보는 셈이다.  
 
인사혁신처 예규에 명시된 성과상여금 부당수령 관련 규정에 따르면 재분배한 성과급은 환수할 수 있다. 규정이 적용되는 2015년 이후 재분배한 성과급은 모두 환수 조치가 가능하다. 또 성과급을 나눠 먹기 한 이들은 다음연도에 받지 못한다.  
 
특공대의 성과급 재분배 문제는 한 특공대원이 지난 3월 초 부산경찰청장에게 투서하면서 불거졌다. 이 대원은 특공대장인 A 경감(48)의 갑질을 제보하면서 ‘성과급을 나눠 먹었다’고 언급했다. 이 대원은 “경찰특공대로 들어와 보니 특공대장의 묵인하에 관행적으로 성과급을 재분배하고 있었다”며 “성과급이 계급별로 차등지급되기 때문에 계급이 같은 대원끼리 성과급을 모아서 1/n 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부산경찰청은 A 경감을 일선 경찰서로 인사발령 조치했다. 
 
특공대의 성과급은 S, A, B, C 등 4단계로 차등 지급된다. 성과급 기준액에서 S등급은 175%, C등급은 50%가 적용된다. 경장 S등급은 446만원, C등급은 127만원으로 30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부산경찰청은 특공대원의 성과급 재분배를 막기 위해 전국에 있는 8개 특공대별로 성과를 평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갑질 의혹을 받은 A 경감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불문 경고’ 처분을 받았다. 불문 경고는 법률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은 가장 낮은 수준의 처분이다. A 경감은 지난해 9월 경찰 간부인 지구대장 B씨를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특공대 사격장에서 사격 연습을 하도록 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감사계 관계자는 “A 경감이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B씨의 사격연습을 허락했다”며 “감찰 결과 경징계(견책 또는 감봉) 사유가 된다고 판단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나 징계위원 5명은 불문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근무지를 이탈해 사격연습을 한 지구대장 B씨 역시 불문 경고 처분을 받았다.  
 
A 경감은 부하 직원들에게 평소 부적절한 언행이나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무혐의로 결론 났다. 부산지방청 감사계 관계자는 “부하 직원들은 A 경감의 발언에 모욕감을 느꼈지만, A 경감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소명했다”며 “징계위원들은 A 경감이 갑질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A 경감의 갑질 의혹은 풀리지 않은 채 특공대원들은 성과급을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사격장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한 A 경감과 개인적 욕심으로 사격장을 이용한 B씨에게 불문 경고 처분은 너무 가벼운 징계”라며 “조직 문화개선을 위해 내부 고발한 특공대원만 피해를 봤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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