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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향하던 이란 유조선, 美요청으로 英해군이 억류"

중앙일보 2019.07.05 02:17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가 대 시리아 제재를 어기고 원유를 실어 나르려던 이란 유조선을 억류했다. 이란이 핵합의에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 상한(3.67%)을 지키지 않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유조선 악재까지 겹치면서 서방과 이란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지브롤터 남쪽 해역서 원유 운반선 붙잡아
이란 "불법 억류" 테헤란 英대사 불러 항의

4일(현지시간) 영국령 지브롤터 해역에서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 경찰에 의해 억류된 유조선 '그레이스1'. 이란산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는 혐의에 따라 미국 요청으로 영국이 붙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영국령 지브롤터 해역에서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 경찰에 의해 억류된 유조선 '그레이스1'. 이란산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는 혐의에 따라 미국 요청으로 영국이 붙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령 지브롤터 경찰과 세관당국은 파견된 영국 해군 군함의 도움을 받아 지브롤터 남쪽 4km 해역에서 해당 유조선을 붙잡았다. 330m 크기에 '그레이스 1'이라는 이름의 유조선은 시리아의 바니아스 정유공장으로 원유를 운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은 성명을 통해 "해당 정유공장은 유럽연합(EU)의 시리아 제재 대상인 시리아 국영기업 소유"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오후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영국에 의해 자국 유조선이 불법으로 억류됐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이 같은 행위로 인해 걸프 해역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해운전문지인 로이드 리스트는 파나마 국기를 내건 '그레이스 1'이 2018년 하반기 이후 이란산 원유를 가득 싣고 유럽에 들어온 첫 번째 유조선이라고 전했다. EU 28개 회원국은 시리아정부가 민간인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자 2011년부터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레이스 1' 억류가 미국 정부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브롤터의 반환을 요구해온 스페인 측은 영국 해군의 이번 작전이 주권 침해에 해당하는 지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브롤터 당국의 단호한 행동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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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영국령 지브롤터는 스페인이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에 따라 영국에 영구 양도한 곳이다. 1830년 정식으로 대영제국의 식민지가 됐고, 이후 다른 영국의 이전 식민지와 마찬가지로 1983년 영국령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AFP 통신은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 상한(3.67%)을 지키지 않겠다고 발표한 민감한 상황에서 이란 유조선이 억류되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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