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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시작…정부는 “전력대란 없다” 작년엔 그러다 진땀

중앙일보 2019.07.05 00:04 종합 2면 지면보기
정부가 올여름 ‘전력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도 같은 식으로 발표했다가 예측이 크게 빗나간 만큼 올해도 안심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대 수요 9130만㎾” 낮춰 잡아
‘올 폭염 우려 적다’ 기상 전망 반영
작년엔 예측 빗나가 수급 빠듯
올 누진제 완화돼 수요 늘 수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정부가 예측한 최대 전력수요는 8950만㎾(킬로와트)다. 혹서(酷暑) 시 9130만㎾까지 치솟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2014년 7605만㎾→2015년 7692만㎾→2016년 8518만㎾→2017년 8650만㎾→2018년 9248만㎾로 매년 증가세다. 윤요한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기상청이 올해엔 지난해 수준의 폭염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한 것을 반영해 최대 전력수요를 다소 낮춰 잡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최대 수요를 예상하는 8월 2~3주 공급 능력이 9833만㎾라고 설명했다. 예상 최대 전력수요를 충족하고도 883만㎾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비 공급 능력이 1000만㎾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윤 과장은 “예상보다 더운 날씨나 발전소 불시 정지, 송전선로 이상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로 예비전력 904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역대급 폭염으로 ‘전력 대란’이 임박했다. 전력 수요가 정부 예측을 크게 웃돌면서 전력 예비율이 7.5%(안정적인 전력 예비율은 10%대)까지 떨어졌다. 발전소 한 곳에서만 사고가 일어나도 2011년 ‘대정전’ 사태가 재연될 뻔했다. 원전 가동 상황은 올해도 여의치 않다. 지난해엔 정비 등으로 6기가 멈춰 있었는데 올해는 최근 한빛 1호기 사고로 7기가 가동을 멈춘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8월 중순 준공하는 신고리 4호기가 시운전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 지난해와 원전 가동 상황이 같다”고 해명했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협하는 변수는 전기료 부담 완화와 냉방기구 사용 증가다. 정부가 7~8월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한 데 따라 가구당 1만원가량 전기료 부담이 줄면서 전력 수요가 늘 수 있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부터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60만 가구에 약 7000원씩 냉방용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여름 폭염을 겪은 뒤 에어컨 등 냉방기구 구매가 많이 늘어난 것도 수요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경기도 여주·가평·양평·광주·하남·남양주·구리·고양, 강원도 홍성(평지)·횡성·화천·춘천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를 5일 오전 10시 폭염 경보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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