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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매 17% 늘어난 일본차…‘경제보복’ 영향 받을까

중앙일보 2019.07.05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제한으로 한·일 관계가 급랭하고 있지만 지난달 국내 소비자의 일본차 구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자는 주장도 나오면서 관련 업계는 향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산과 다른 수입차는 판매 감소
일본 수출제한 조치에 일부 반발
온라인선 의류·맥주 등 불매 주장
“감정적 대응 큰 의미 없어” 우려도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4일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일본차 브랜드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일제히 늘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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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2690대)는 도요타(4.8%)·렉서스(37.2%) 브랜드 판매량을 크게 늘려 2위 BMW(3274개)를 바짝 추격했다. 렉서스는 대표 차종인 ES300h를 비롯해 UX250h·NX300h·RX450h 등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호조세다. 도요타도 5월 출시한 SUV 라브4 하이브리드 등 주력 차종이 잘 팔린다. 혼다(801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을 50.3%나 끌어올리며 수입차 판매 톱10(12위→7위) 진입에 성공했다. 닛산도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 판매량이 증가(10.8%)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5개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6% 늘었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16.3% 줄었고, 국산 5개 완성차 판매량이 8.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일본 브랜드만 신차 판매 하락 추세와 반대로 가는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양국 간 외교 갈등이 확대하고 있었지만 국내 소비자는 오히려 일본 자동차를 더 많이 샀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보단 차량 상품성을 중심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온라인 일각에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4일 오후 5시 현재 1만9000여명이 동참했다. 소셜미디어엔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일본 불매 운동 포스터가 퍼졌다. ‘#불매운동동참 #일본불매운동’ 등 일본 제품 불매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일본의 보복 조치 관련 기사에는 “당분간이라도 일본 제품을 쓰지 말자”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한국에서 사업 중인 일본 기업 목록도 공유된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3일 등장한 ‘일본기업 제품 불매운동 동참합시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베스트 글’에 선정됐다. 리스트에는 도요타·렉서스·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 소니·파나소닉·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유니클로·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기린·삿포로 등 맥주 브랜드 등이 포함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현재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한국 매출은 1조3700억원으로 해외 진출국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당장 매출에 변화는 없지만,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일 경제 관계가 긴밀히 연결돼 있고 지리적으로도 붙어 있어 어차피 지속해서 가지 않고, 사지 않을 수 없어 감정적인 대응은 큰 의미가 없다”며 “긴 호흡을 갖고 이 사태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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