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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 귀순 합동조사 발표 이후 오히려 더 궁금해진 15가지 의문

중앙일보 2019.07.04 19:18
3일 정부의 ‘북한 목선(어선) 입항 귀순’ 사건 합동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의혹을 부채질했다고들 말한다. 자유한국당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 지난 4일 15가지 질문을 던졌다.
 

한국당 진상조사단 주장


자유한국당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김영우 단장과 의원들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 발표 이후 거듭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승주, 이철규, 김영우, 정종섭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김영우 단장과 의원들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 발표 이후 거듭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승주, 이철규, 김영우, 정종섭 의원. [연합뉴스]

한국당 북한 선박 은폐조작 진상조사단장인 김영우 의원은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에게 “정부 브리핑 이후 갖가지 의혹이 오히려 증폭됐다”며 “국정조사만이 진실을 밝힐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①합동참모본부, 지하벙커 대책회의 내용 은폐?
한국당 진상조사단은 사건 당일인 지난 6월 15일, “국방부 장관과 군 수뇌부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대책회의까지 가졌는데 이틀 후인 17일 축소‧은폐 브리핑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은 사건 당일 합참 지하 벙커에서 상황 평가 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단은 “어떤 대책회의인지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②선박 발견 장소 ‘삼척항 인근’으로 은폐?
특히 진상조사단은 이번 사건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17일 최초 군 브리핑을 지적했다. 당시 군은 ‘삼척항 입항’ 사실을 ‘삼척항 인근’으로 브리핑해 논란이 일었다. 조사단은 “이미 사건 당일 모든 상황을 알았던 군 수뇌부가 17일 어떻게 사실과 완전히 다른 내용을 대국민 브리핑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③‘경계작전 문제없었다’고 발표한 이유?
첫 브리핑 당시 군 당국은 “경계 태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일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선 “‘경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고 안이했다”며 경계 실패를 인정했다. 진상조사단은 “경계작전에 문제없었다는 문장은 이미 결론을 표현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었다는 평가와 결론을 누가 내린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④입항한 북한인 4명 중 2명 조기송환으로 증인 축소?
진상조사단은 “입항한 북한인의 진술 번복과 신변 불안에도 불구하고 4명 중 2명을 급히 송환 결정했다”며 “7시간 합동심문 만으로 두 명을 북한에 송환했는데, 여전히 의혹이 있다”고 했다. 조사단원인 이철규 의원은 “정부 발표에 따라도 4명 선원은 최초에 귀순 목적으로 상륙했다고 명확히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단시간 심문에서 어떻게 조속히 북송하기로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다른 상황 때문에 개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⑤국방부 브리핑 감시한 청와대 행정관?
해당 사건과 관련, 6월 17일과 19일에 있었던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3일 “기자들 관심사항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진상조사단은 “업무 내용과 청와대 보고내용은 비공개였고, 브리핑 참석자 대부분이 행정관의 참석 사실을 몰랐다”며 “이 행정관의 구체적인 역할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⑥북한 선박, 조사 충분치 않은 데 폐기?
정부는 3일 발표에서 “6월 18일 브리핑에서 '선박을 폐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잘못 표현했다”며 “현재 동해 1함대에 목선을 보관 중이며 폐기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상조사단은 “아직 선박의 제조목적과 용도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 증거인 선박의 폐기는 사건의 증거인멸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⑦국방부 자체조사를 범정부 합동조사로 왜곡?
진상조사단은 3일 발표한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국방부 자체조사에 불과한데, 범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것처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국방부 감사관실을 주축으로 작전‧정보 분야 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각 기관 자체조사를 하다 보니까 핵심 조사대상인 국방장관, 합참의장은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⑧꼬리자르기용 셀프 징계 의혹
3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목선 입항 사건과 관련해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 “경계가 잘 됐다는 안이한 발표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묻는 차원”으로 ‘엄중 경고’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은폐‧축소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며 “김 차장에 대해 은폐를 제대로 못 했다고 경고한 건 아닌지 내용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⑨입항한 북한인 4명 신분 의혹
진상조사단은 “입항한 북한인들의 신분이 여전히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제 브리핑에서 깨끗한 인민복을 차려입고 왔던 청년은 이미 탈북을 한 번 시도했다가 잡혀서 복역한 경험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사람이 어떻게 신분세탁을 하고 보위성 허가를 받아 조업 활동을 할 수 있는가”라며 “아주 특별한 신분이거나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⑩해당 북한 선박은 군용선?
한편 진상조사단은 “전문가 증언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군부대 소속 어선”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군부대에 속한 선박명은 ㄱ, ㄴ, ㄷ로 시작하고 뒤에 숫자가 붙어있는 반면, 민간소유 어선은 지역명과 숫자가 들어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진상조사단은 “이 배의 선박명인 ‘ㅈ-세-29384’는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명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상조사단은 ⑪선박이 삼척항에 정박할 때까지 군‧경이 그 사실을 몰랐는지 여부 ⑫국방부가 아닌 국정조사실에서 합동조사 결과 브리핑을 한 이유 ⑬당초 기상 불량으로 항공 순찰을 하지 않았다던 해경 발표와 달리 삼척항 주민들은 기상 상태가 좋았다고 하는 점 ⑭경계 작전의 실패 요인 불투명 ⑮NLL(북방한계선) 남하 과정 설명 부족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진상조사단장은 “국정조사가 아니면 어설픈 정부 합동 브리핑만으로는 밝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오른쪽) 의원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북한 선박 입항 사건의 청와대와 국방부 등 은폐축소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백승주(오른쪽) 의원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북한 선박 입항 사건의 청와대와 국방부 등 은폐축소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왜곡‧낭설”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영우 의원이 해당 선박이 군 소속 선박이라고 주장했는데, 낭설을 자꾸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매뉴얼에 따르면 북한의 선박과 인원이 내려온 경우 조사가 끝나기 전에는 사실 브리핑을 하지 않도록 돼 있다. 매뉴얼에 따른 것이지 은폐‧축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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