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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팀과 홍보팀은 하는 일이 아주 다르다. 법무팀은 세심한 부분까지 깊이 고려해서 일해야 한다. 일의 호흡이 길다. 홍보팀은 미디어와 같은 사이클로 움직인다. 일간지가 아니라 인터넷 미디어에 대응하려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행동해야 한다.  
 

법무업무 하며 마케팅·홍보 업무까지 척척
“FIFA 회장도 법률가 출신”

그런데 이렇게 다른 두 가지 업무를 한꺼번에 하는 사람이 있다.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에서 일하는 이종권 변호사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C 챔피언스리그 제주와 광저우 전.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홍보팀 과장은 "경기 5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한다. 착착 준비가 시작돼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팬들이 함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는 건 축구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C 챔피언스리그 제주와 광저우 전. 이종권 프로축구연맹 홍보팀 과장은 "경기 5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한다. 착착 준비가 시작돼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팬들이 함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는 건 축구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변호사가 프로축구연맹에 온 까닭은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어릴 땐 막연하게 사회와 공동체에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대학 4학년 때 미래를 고민하다가 법률가가 되면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로스쿨에 진학했다. 변호사가 된 후 법무법인에 들어가 세금과 상속 관련 일을 2년간 했다. 그런데 2017년, 프로축구연맹에서 변호사를 뽑는다는 것을 알았다. 선발 조건이 법무와 함께 일반 업무도 한다는 것이었는데 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법무와 마케팅을 맡았고, 몇 개월 후 홍보와 법무 업무를 동시에 하게 됐다.”  
 
업무 이후나 휴일에도 때론 축구장에 나가 기자, 구단 관계자와 소통하기도 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업무 이후나 휴일에도 때론 축구장에 나가 기자, 구단 관계자와 소통하기도 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법무와 홍보… 너무 다른 업무 성격  
“업무의 호흡이 달라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장점도 많다. 마케팅과 홍보 업무를 함께 하면서 축구계의 다양한 종사자를 알게 됐다. 축구 산업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준프로계약제도라는 규정을 만든 것이다. 이 규정 덕분에 프로팀 산하 유스팀의 선수들이 K리그에도 뛸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실제 이 제도 덕분에 수원 삼성의 어린 선수가 K리그에서 뛰었다. 내 일처럼 기뻤다.”  
 
올해 프로축구는 열기가 뜨겁다. 이종권 변호사 같은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인 결과다. [강원FC제공]

올해 프로축구는 열기가 뜨겁다. 이종권 변호사 같은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인 결과다. [강원FC제공]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프로연맹에 들어온 걸 두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더 전문성을 쌓은 뒤 축구계에서 일하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 움직이지 못했다면 점점 더 업을 바꾸기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동료 변호사보다 수익이 적을 수는 있다. 그러나 축구계에는 정말로 할 일이 많다. 선수들의 권리의식은 점점 커지고 있고 분쟁도 잦아진다. 징계문제, 상벌 문제, 부정방지 문제 등등 법률적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 한둘이 아니다. 조세나 세무에 전문성이 높은 변호사도 좋지만, 내가 하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좋다. 축구계를 위해 법률적 지식을 쓰는 게 일반적인 변호사보다 공동체에 더 크게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중앙포토]

2017년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중앙포토]

잔니인파티노와 데이비드 스턴을 꿈꾼다  
“과거엔 사법고시만 붙으면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한 해에 수천 명의 변호사가 나온다. 변호사 일은 더 세분되고 전문화돼야 한다. 주변과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법률은 홍보, 마케팅, 경기 규정 등 아주 많은 영역과 함께 일해야 한다. 현재 국제축구연맹회장(FIFA)인잔니인파티노, 미국프로농구(NBA)의 황금기를 연 데이비드 스턴 전 총재는 모두 변호사 출신이다. 앞으로 더 많은 변호사가 스포츠에서 일할 수 있도록 모범이 되고 싶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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