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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보복 2탄은 '화이트국가'···식료품 ·목재 빼곤 다 때린다

중앙일보 2019.07.04 11:34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 총리가 3일 일본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참의원선거(21일) 슬로건인 ‘정치의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가 발효되는 오늘(4일)은 일본 여당이 필승을 목표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참의원 선거 공시일이기도 하다. [EPA=연합뉴스]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 총리가 3일 일본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참의원선거(21일) 슬로건인 ‘정치의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가 발효되는 오늘(4일)은 일본 여당이 필승을 목표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참의원 선거 공시일이기도 하다.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3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동한 데 이어 다음 대항조치로 예고한 ‘화이트 국가’ 지정 제외가 우리 산업계 전반에 쓰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24일까지 공청회, 다음달 중 실시계획
"양질의 첨단 부품·소재 마음대로 못 쓸수도"

4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화이트 국가'(현재 27개국)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물자로 지정된 품목(리스트 품목) 이외의 비(非)리스트 품목에 대해서도 개별 수출 허가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식료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이 해당할 정도로 품목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수출 규제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의 수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4일까지 공청회를 거쳐 다음달 중 정령(政令·정부 훈령) 개정 방식으로 화이트 국가 제외 조치를 실시할 방침이다.  
 
 
일본은 ‘캐치올 규제(Catch-All)’를 도입해 금수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은 품목이라 해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등에 이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화이트 국가(백색 국가) 제도는 일본 정부가 안보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국가에 대해선 이런 비리스트 품목의 개별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런 비리스트 품목 중 특별히 ‘WMD 개발 등에 전용 우려가 강한 사례’라며 40개 품목을 예시로 들고 있다. 여기에는 티타늄 합금과 같은 특수강 및 주파수 변환기, 대형 발전기, 방사선 측정기 등 각종 산업 분야에 필요한 기기·부품·소재가 망라돼 있다.
 
이를 놓고 이번에 수출 규제 대상이 된 핵심 소재들처럼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 대체품이 없는 제품들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품질 문제가 언급된다. 서석숭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은 “실제 어떤 품목이 규제 대상이 될 지 예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세계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품질인데 양질의 최첨단 부품과 소재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면 그런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수 대상 확대 움직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이 규제조치로 내놓은) 3가지 품목은 맛보기용일 수 있다”며 “화이트 국가에서 빠지면 일본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유롭게 제재 대상을 정할 수 있어 우리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웹사이트 Q&A 코너에서 화이트국을 "대량파괴병기 등에 관한 협약에 가맹하고, 수출관리 (국제)레짐에 전부 참가하고, 캐치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로 설명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홈페이지 캡처]

일본 경제산업성은 웹사이트 Q&A 코너에서 화이트국을 "대량파괴병기 등에 관한 협약에 가맹하고, 수출관리 (국제)레짐에 전부 참가하고, 캐치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로 설명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홈페이지 캡처]

일본이 한국을 의도적으로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자기 모순에 빠질 수도 있다. 경산성은 웹사이트 Q&A 코너에서 화이트 국가를 "대량살상무기 등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고, 수출관리 (국제) 체제에 전부 참가하고, 캐치올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민 교수는 “거꾸로 말해 한국은 그런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화이트 국가에 넣은 것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한국만 배제하는 것은 국제 규범의 상식을 벗어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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