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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MB에 등돌린 김희중의 돌변 "이학수, 靑서 MB 안봤다"

중앙일보 2019.07.04 05:00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난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사건 관계인들과 접촉하며 회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변호인단은 “정당한 변론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지난 1일 항소심 재판부에 “이 전 대통령이 보석조건을 위반하고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 검찰은 앞서 법원이 보석 조건으로 ‘사건관계인과 접촉이 엄격히 금지된다’고 고지한 점을 들면서 “그러나 피고인은 석방된 직후부터 사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사실확인서 내지 진술서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혐의 등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나온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 [연합뉴스]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혐의 등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나온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 [연합뉴스]

 
진술 번복한 김희중 "MB, 이학수와 靑서 안 만나"
검찰이 지목한 이 전 대통령이 ‘보석 석방 이후 접촉한 사건 관계인’은 총 5명이다. 그 중 한명이 과거 ‘MB 최측근’으로 불리다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이다. 그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출석, 이 전 대통령 뇌물 혐의 등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변호인단은 지난달 26일 김 전 실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뇌물) 혐의와 관련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청와대에 방문해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걸 목격한 기억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자신의 검찰 진술을 뒤집는 것으로 또 다른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이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 두 사람이 만났다”고 한 진술과도 배치된다.

 
검찰 "보석 상태 이용해 회유했을 것"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뉴스1]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뉴스1]

이에 대해 검찰은 “검찰 조사 후 1년이 지난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그리고 피고인의 보석 이후에서야 갑자기 그와 같은 진술서를 작성해 준 건 이례적이다”고 의견서에서 썼다. 이밖에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나 주변인으로부터 뇌물 전달을 부인하는 내용 등이 담긴 사실확인서 여러 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모두 이 전 대통령 보석 석방 이후에  이 전 대통령측에 유리하게 작성된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불구속 상태를 이용해 사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회유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석 이후 거의 매일 변호인들과 1~2시간 접견을 해 지침이나 의중을 확인하고 결과를 공유하였을 것”이라며 “결국 직접 또는 변호인이나 제3자를 통해 그들과 접촉ㆍ연락하며 사실확인서 작성을 종용한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MB와 직접 만난 적 없어…정당한 변호 활동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사실확인서는 이 전 대통령과 무관하게 변호인이 변론진행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건관계인들로부터 받아 제출한 것이지 피고인은 직접 혹은 가족이나 변호인을 통해서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이 사건관계자의 사실확인서를 받아서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는 매우 흔한 일이고, 이는 통상적인 변호활동으로써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희중 전 실장의 진술서에 대해서도 한 변호인은 “김 전 실장은 처음부터 청와대에서 이학수 전 부회장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는데 검찰이 집요하게 캐물어 어쩔 수 없이 인정한 만큼 이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확인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는 상황에서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실제로 보석 조건을 위반했는지 4일 열리는 재판에서 심문하기로 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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