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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매장 의도까지”…인천 7개월 영아 방치한 부모 살인죄 적용

중앙일보 2019.07.03 16:10
생후 7개월 된 영아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영아의 아버지(21·왼쪽)와 어머니(18)가 지난달 7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7개월 된 영아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영아의 아버지(21·왼쪽)와 어머니(18)가 지난달 7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7개월 영아(여)의 부모인 A씨(21) 부부가 살인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생후 7개월 영아 사망 사건 관련해 A씨와 부인 B씨(18)를 살인, 시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 5월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A씨 부부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 부부와 참고인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한 결과 A씨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은 A씨 부부가 생후 7개월 된 영아를 장기간 수분을 섭취하지 않은 채 홀로 방치하면 숨질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아이를 돌보지 않고 홀로 내버려 둬 사망하게 한 A씨 부부에게 살인죄가 인정된다고 보고 살인죄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 부부의 통화내용,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5월 29일 A씨에게 문자 메시지로 집에 들어갔느냐고 물었다. A씨 부부는 다툰 뒤 아이를 집에 두고 모두 집을 떠난 상황이었다. A씨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하자 B씨는 “(3일 동안 안 들어갔으면) 아이가 죽었겠네. 무서우니 집에 가서 확인해 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A씨 부부는 검찰 조사에서 아이가 3일 동안 분유를 먹지 않았으면 죽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은폐"
아이의 아버지 A씨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아이의 아버지 A씨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이날 검찰은 A씨 부부가 추후 숨진 아이를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한 채 은폐한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죄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아이를 방치한 지 5일 정도 후인 지난 5월 31일 아이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숨진 아이는 지난달 2일 오후 아이의 외조부모가 발견하기 전까지 종이박스에 담긴 채 A씨 부부의 집 거실 바닥에 개들과 함께 방치됐다. 검찰은 A씨가 지난 5월 17일 약 6시간 동안 집 앞에 아이를 방치한 점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B씨가 검찰 조사에서 사실상 범행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것과 달리 A씨는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온 것은 자신이 아니라 부인이기 때문에 자신이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5월 30일 오후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에 따라 아이가 사망한 시점을 지난 5월 30일 오후에서 같은 달 31일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반려견 할퀸 다음날 아이 숨져” 진술 거짓
아이를 방치한 뒤 B씨는 지인들과 여러차례 술자리를 가졌다. [사진 B씨 페이스북 캡쳐]

아이를 방치한 뒤 B씨는 지인들과 여러차례 술자리를 가졌다. [사진 B씨 페이스북 캡쳐]

A씨 부부의 아이는 지난달 2일 이들이 거주하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지인이 아이의 외할머니에게 연락했고, 딸이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의 외조부모가 딸의 집을 찾게 됐다 아이의 외조부모가 종이상자에 담긴 채 거실 바닥에 놓인 아이를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아이 주변에서는 A씨 부부가 키우던 개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A씨부부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키우던 반려견이 아이를 할퀸 다음 날 아이가 숨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다음날 오전 11시쯤 일어나보니 아이가 숨져 있어 무섭고 돈도 없어서 아내와 각자 친구 집에 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폐쇄회로(CC)TV, 휴대폰 포렌식,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A씨 부부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들의 진술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인천지방경찰청은 A씨 부부를 인천 부평구 부개동 거리에서 지난달 5일 긴급체포하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치사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지방법원은 A씨 부부가 도망할 염려 등이 있다며 지난달 7일 오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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