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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로 골드바 구입해 임원 나눠줘” 사학비리 755건 적발

중앙일보 2019.07.03 14:00
지난 달 24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가운데)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사학비리 척결을 위해 '사립대학 감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지난 달 24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가운데)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사학비리 척결을 위해 '사립대학 감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사립대 총장이 교비로 골드바를 구입해 전·현직 임원에게 나눠주는 등 학교자금을 쌈짓돈처럼 유용해온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밝혀졌다. 또 총장의 조카와 손녀를 공개채용 시험 없이 특별 채용한 경우도 적발됐다.  
 
 교육부는 지난 2년간 사학혁신위원회의 활동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사학위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교육부가 65개 사립대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가 포함돼 있다. 사학위는 2017년 12월 사학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높이기 위한 자문기구로 출범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립대는 총 65곳으로 총 755건의 위법·부당 사안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임원 84명의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227건 258억원에 달하는 재정상의 조치를 취했다. 비리 정도가 심한 136명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교육부는 비리 사립대에 대해 종합감사·실태조사와 회계감사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했다. 종합감사·실태조사를 벌인 35개교의 지적사항(441건)을 분류해보니 회계 등 금전(233건, 52.8%) 비리가 과반이었다. 인사(11.3%), 학사·입시(10.4%), 법인·이사회 운영(8.4%) 등이 뒤를 이었다.  
 
 회계감사의 경우 총 30개교의 지적사항 314건 중 인건비·수당 등 지급 부적정 사례(66건, 21.01%)가 제일 많았다. 이어 재산 관리(14.6%), 배임·횡령·공용물 사적사용(14%), 세입·세출(11.1%)  등 부적정 사례가 있었다.

 
 비리 실태도 다양했다. A대는 교비로 골드바 30개(총 1237.5g)를 구입해 결산에 반영하지 않고 총장이 전·현직 이사 3명에게 일부를 나눠줬다. B대는 총장 자녀가 운영하는 호텔 숙박권 200매를 구매했으나 1년 후 호텔 영업 중단 사유로 환불 조치 없이 불용처리했다.

 
 C대는 총장의 조카와 손녀를 공개채용 시험 없이 법인직원과 대학직원으로 특채했다. D대는 실제로 개최하지 않은 이사회 회의를 18회 연 것처럼 속여 회의록을 작성하고 이를 통해 정관변경과 이사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사학위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가지 ‘사학혁신 제도개선안’을 교육부에 권고했다. 이중 핵심적인 내용으로 1000만원 이상 배임·횡령 임원은 시정요구 없이 승인취소하고, 총장과 이사장·상임이사 등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며, 설립자·기존임원·학교장은 개방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록 조치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 임원·설립자와 친족 관계에 있는 교직원 숫자를 공시하고 이사회 회의록 공개기간을 3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는 내용도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권고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이행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사학혁신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회계의 투명성과 교육의 책무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이번 발표가 향후 예정된 16개 대형 사립대 종합감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사학을 ‘적폐’로 규정하고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다는 식으로 생각된다. 사학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14명의 사학위 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위원 중 교육계 인사는 국립대 교수 2명과 교사 1명뿐이고, 정부측 인사로 전·현직 교육부 공무원 2명과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1명이 들어갔다. 이외에 변호사 4명, 회계사 2명, 시민단체 1명이 위원으로 포함돼 있다. 사학측 인사는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상임 덕성학원 이사장뿐이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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