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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화정책 이끄는 ECB 수장에 라가르드 IMF 총재 내정

중앙일보 2019.07.03 11:08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17년 9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2017년 9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앙포토]

 또 하나의 유리천장을 뚫었다. 유럽 통화정책을 이끌 수장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내정됐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2일(현지시간) 열린 정상회의에서 라가르드 IMF 총재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내정했다. ECB의 첫 여성 총재로 10월말 임기가 끝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 후임이다.
 
 라가르드의 경력은 이채롭다. 고교 때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를 했고 파리10대학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탁월한 패션 감각도 자랑한다.  
 
 노무변호사 출신인 라가르드 총재는 유리 천정을 뚫고 각 분야에서 여성 최초라는 기록을 세워왔다. 글로벌 법무법인 베이커 앤드 매킨지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고,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일하며 주요 7개국(G7)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성추문에 휩싸여 물러난 도미니스 스트로스 칸 전 총재의 후임으로 2011년에 IMF 최초의 여성 총재로 선출됐다. 라가르드의 내정으로 ECB는 첫 여성 총재를 맞이하게 됐다.
 
 협상력은 라가르드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유럽재정위기 당시 유럽 각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IMF 총재로 일하며 중남미 경제 위기 등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재무장관과 IMF 총재로 8년간 재임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는 의문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가르드가 ‘수퍼 스타’이긴 하지만 중앙은행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한 경험이 없다는 것은 저물가와 경기 부양 등과 맞서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ECB에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가 IMF 총재로서 ECB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한 데다 중앙은행장으로의 경험이 부족한 만큼 라가르드가 기존의 ECB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는 유로존의 성장을 지지할 수 있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다양한 이해 관계가 맞부딛치는 통화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AP통신은 “라가르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남유럽 국가와 여기에 부정적인 북유럽 국가 사이의 시각차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윈크는 “유럽 재정 위기 등을 지켜봤던 그가 EU가 직면한 도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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