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미 제재망 피해 이란 원유 밀수 의혹…제3국 우회수입도

중앙일보 2019.07.03 10:25
중국 선적 대형 유조선인 퍼시픽알파호가 지난 5월 20일 이란 영해 인근 해상에서 정체 불명의 유조선과 접촉해 원유를 환적하고 있는 장면이 위성에 포착됐다. [사진 탱커트랙커즈닷컴]

중국 선적 대형 유조선인 퍼시픽알파호가 지난 5월 20일 이란 영해 인근 해상에서 정체 불명의 유조선과 접촉해 원유를 환적하고 있는 장면이 위성에 포착됐다. [사진 탱커트랙커즈닷컴]

중국이 대이란 제재망을 피해 해상 환적이나 제3국을 경유하는 수법으로 이란산 원유를 밀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이 지난 5월 이란산 원유 전면 금수 (조치를) 발동한 이후 중국의 공식통계 상 (이란산 원유) 수입은 격감했지만, 비공식 루트로 거래가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닛케이 "공식 통계와 달리 비밀 루트 활용"
소강상태 접어든 미·중 무역전쟁 뇌관 가능성
말레이시아 원유 수입 급증…이란산 둔갑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연일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란산 원유 밀수가 확인될 경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소강 상태에 접어든 미·중 무역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닛케이는 “미국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이 이란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해상 환적 의심 사례는 원유 수송·보관 조사 전문업체인 탱커트랙커즈닷컴(Tanker Trackers.com)이 적발했다. 중국 선적의 대형 유조선인 퍼시픽알파호가 지난 5월 20일 이란 영해 인근 해상에서 정체불명의 유조선과 접촉해 원유를 옮겨싣는 장면이 위성에 포착됐는데, 한 달여 뒤인 지난달 28일 퍼시픽알파호가 말라카 해협을 통과할 때 선체의 형태가 원유를 가득 실은 상태로 보였다는 것이다. 
 
환적 시점은 이미 미국이 한국·중국·일본 등 8개국에 적용하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철폐(5월 2일)한 이후였다. 이후에도 미국은 이란이 유조선 위치를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끄는 수법으로 환적 밀수출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란산 원유를 환적한 것으로 의심 받는 중국 선적 대형 유조선 퍼시픽알파호. [사진 마린트래픽닷컴]

이란산 원유를 환적한 것으로 의심 받는 중국 선적 대형 유조선 퍼시픽알파호. [사진 마린트래픽닷컴]

중국세관총서가 집계한 이란산 원유량은 급감했다. 지난 5월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07만t(약 790만 배럴)으로 전월 대비 67%나 줄었다. 그러나 밀수량을 고려할 때 이런 수치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제3국을 이용해 우회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중국 당국 통계상 지난 5월 말레이시아로부터 원유 수입량이 전월 대비 2.8배 늘어난 137만t(약 862만 배럴)으로 급격히 오른 점이 의심을 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 이란과 전통적인 우호국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 석유시장에 밝은 한 전문가는 닛케이에 “중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초로 볼 때, (말레이시아를 통한) 우회 수출을 믿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