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2일 고양시 일산병원 재활센터에서 재활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며 수(水)치료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03/4c74c30c-fa2d-46e9-97df-d2a04255d7b3.jpg)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2일 고양시 일산병원 재활센터에서 재활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며 수(水)치료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형병원 “하루 1만2000명 진료”
문 대통령 “건보보장률 70% 돼야”
정부 31조 필요한데 대책 못 내
의협회장 “문 케어 중단” 단식 농성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병원비 엇비슷” 지방 환자들 서울로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 3번출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이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승호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03/2c89f7ad-9069-4c09-a6b8-8f5f5092229a.jpg)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 3번출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이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승호 기자]
수도권 대형병원의 진료비 문턱이 낮아지면서 환자가 몰린다. 2일 오전 서울 SRT 수서역 3번 출구. 삼성서울병원행 셔틀버스에 타려고 환자들이 몰린다. 1시간 동안 셔틀버스 10대 중 8대가 꽉 찼다. 최모(66)씨는 전남 목포에서 오전 6시에 SRT 첫차를 탔다. 그는 “눈이 자주 붓고 침침해 불편을 느껴서 왔다”며 “동네병원 진단은 신통치 않고, 지역 대학병원도 미덥지 않아 정밀검사를 받으러왔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비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삼성병원에 예약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환자도 역에서 나왔다. 오모(62·동탄신도시)씨는 “동네 작은 병원의 진료는 검사 방법과 진료 방식 등을 믿을 수 없다. 비용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왕이면 큰 병원으로 간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박모(68)씨는 “고생길이지만 그래도 서울 대형병원이 안심된다”며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문 케어에 필요한 돈(31조원)을 조달하려면 내년에 보험료를 3.49% 올려야 한다. 하지만 민주노총·한국노총·경총 등 8개 건보 가입자 단체가 지난달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강하게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동네의원 내년 진료 수가를 2.99% 올린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적정 수가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항암신약, 비급여 많아 희망 고문 여전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골수종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식약처 허가를 받은 항암제 5개 중 2개만 문 케어 이후 건보 적용(위험분담제)되고 나머지는 감감무소식이다. 이 때문에 월 1000만원 들여 약을 먹는다. 전세로 내려앉거나 집을 줄이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는 8000~9000명이다. 그는 “문 대통령이 ‘돈 없어서 치료 못 받는 환자 없게 하겠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이제는 ‘희망 고문’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박은철(예방의학) 연세대 의대 교수는 “환자 쏠림을 막는 장치 없이 문 케어가 출발한 게 가장 큰 한계”라며 “이제라도 영국처럼 과다 이용 방지 장치를 둬야 한다. 본인 부담금을 높이든지, 과다 이용자 사례 관리를 하든지, 합리적 이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형선 한국보건행정학회 회장은 “문 케어 이후 돈 없는 사람도 대학병원에 갈 수 있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며 “가장 고통스러운 게 간병인 문제인데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이에스더·이승호·위문희 기자 sssh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