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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상 초유 입법회 점거 후폭풍…당국 “시위대 색출”

중앙일보 2019.07.02 18:43
입법회(국회) 유리창은 산산조각 나 있고, 유리창을 부수는 데 사용한 바리케이드가 곳곳에 널려 있다. 시위에 쓰인 우산도 널브러져 있다. 내부 벽면엔 “시위와 항의는 폭동이 아니다” “구속한 인사를 즉시 석방하라”고 적은 검은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홍콩 입법회 주변은 지난 1일 밤 격렬했던 시위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입법회 주변은 지난 1일 밤 격렬했던 시위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신경진 특파원

2일 찾아간 홍콩 입법회 청사 곳곳엔 전날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한국인이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대자보도 있었다. “한국인은 홍콩의 민주화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슬퍼하지 말고 계속 전진”이라 적혀 있었다. 최루탄을 쏘며 전격적으로 이뤄진 경찰의 해산 작전에 앞서 시위대는 자진 해산했다. 이후 경찰은 취재진의 청사 진입을 막고 훼손된 건물의 사진을 찍으며 증거 채취에 여념이 없었다.  

최소 43명 부상, 점거 끝났지만 혼란 여전
中 언론 “무관용이 해결책” 홍콩 정부 지지 뜻

홍콩 입법회 주변은 지난 1일 밤 격렬했던 시위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입법회 주변은 지난 1일 밤 격렬했던 시위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신경진 특파원

대신 깨진 유리창 앞에서 이날 시위 지지파와 반대파의 여론전이 펼쳐졌다. 오후 들어 홍콩 섬 동쪽 노스포인트 주민협회 및 청년회 회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모여들었다. “시위대의 폭력을 강력히 비난한다. 입법회를 침탈해 홍콩 사회를 파괴했다”는 구호를 외친 뒤 10여 분 만에 돌아갔다. 이들이 돌아간 뒤 취재진이 만든 임시 기자회견장에 30여 명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섰다. 가장 연맹, 우산 부모 모임, 민간 청년 정책 장의 플랫폼, 진보 교사 연맹 등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의 완전한 폐기와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즉각 하야를 요구했다.
 
홍콩 입법회 주변에 한국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시위 지지 대자보도 보였다. 대자보에는 ’한국인은 홍콩의 민주화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슬퍼하지 말고 계속 전진’이라고 쓰였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입법회 주변에 한국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시위 지지 대자보도 보였다. 대자보에는 ’한국인은 홍콩의 민주화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당신은 외롭지 않습니다. 슬퍼하지 말고 계속 전진’이라고 쓰였다. 신경진 특파원

주최 측 추산 55만명(경찰 추산 19만명)이 참여한 1일 시위에선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에 진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최소 43명이 부상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입법회 청사 점거는 2일 새벽 반나절 만에 경찰의 해산 작전으로 마무리됐지만,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시위를 주도했던 홍콩 시민사회 연대체인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민진)은 이날 오전 “홍콩인을 위해 계속 전진하자”며 호소문을 냈다. 점거 시위에 반발 여론을 의식한 듯 “항쟁하는 이도 우리와 같은 홍콩 시민”이라고 호소했다.  
홍콩 입법회 주변 벽면에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입법회 주변 벽면에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신경진 특파원

홍콩 당국은 시위대가 폭력을 휘둘렀다며 철저히 색출해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캐리 람 장관은 2일 “위법 행위를 저지른 자들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정부 역시 시위대의 폭력 행위 처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폭력 시위엔) 무관용만이 해결책”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이날 메인뉴스에서 “홍콩의 법치는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에 주둔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육·해·공 3군 부분 병력이 홍콩 인근 해상과 공중에서 연합 순찰훈련을 했다고 해방군보가 2일 보도했다. 군 부대의 긴급 출동 등의 작전 능력 향상을 주로 점검했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가 과격해질 경우 무력 동원이 가능하다는 무언의 경고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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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장관은 이날 시위대의 요구 사항인 송환법 폐기와 사퇴에 대해선 수용하는 듯한 대답을 내놨다. “2020년 6월이 되면 현 입법회 임기가 끝나므로 송환법은 기한이 다 되거나 죽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가 들었던 문제에 관한 매우 긍정적인 대답”이라고 밝혔다. ‘시위대 색출’을 공언하면서도 송환법을 놓곤 홍콩 시민을 달래려 했다. 홍콩=신경진 특파원, 서울=황수연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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