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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대신 '사회봉사' 이명희·조현아, 160시간 어디서?

중앙일보 2019.07.02 18:15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왼쪽)씨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각각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왼쪽)씨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각각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실형을 면했지만 사회봉사를 하게 됐다. 2일 서울중앙지법(부장 안재천)은 두 사람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각각 160시간,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사회봉사 명령은 보통 징역 3년 이내의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범죄자에게 봉사를 통해 속죄할 기회를 주는 정책이다. 두 사람은 어떤 사회봉사를 하게 될까.

통상 사회봉사는 양로원에서 독거노인 등을 돕는 복지활동이 가장 일반적이다.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재벌 기업인들은 대부분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차남 보복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2007년에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받아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장애인과 노인들을 돕고 청소, 배식 등을 했다.
 
2008년 충북 음성 꽃동네 천사의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2008년 충북 음성 꽃동네 천사의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2008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00시간을 선고받고 음성꽃동네에서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했다. 정 회장은 꽃동네 안의 ‘천사의 집’을 찾아 아기들에게 젖병을 물리고, 목욕을 도왔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도 이와 같은 관행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대법원은 제초작업 등의 자연보호 활동과 모내기 등을 사회봉사 명령의 예로 제시하고 있다. 사회봉사 시간은 보통 주5일, 매일 8~9시간 정도를 하게 되지만 당사자의 개인 사정을 고려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날짜를 연장하기도 한다.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 확정판결을 받게 되면 10일 안에 주소지 관할 보호관찰소에 가서 신고해야 한다. 서울에는 휘경동에 위치한 서울보호관찰소를 포함해 동서남북 한 개씩 총 5개의 보호관찰소가 있다. 주소상으로 이 전 이사장은 종로구에 조 전 부사장은 강남구에 있지만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 다 서울보호관찰소 관할일 확률이 높다.

다만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이 이날 선고에 대해 항소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 아니라 확정판결 이후에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하면 된다. 재판이 항소심 등으로 이어질 경우 이후 판결에도 사회봉사명령이 포함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기업인들에 대한 이와 같은 사회봉사 명령이 솜방망이 처벌과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정몽구 회장의 경우 3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 중 3분의 2밖에 채우지 않았을 때 광복절 특사로 사면돼 나머지 사회봉사도 함께 면제됐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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