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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룸 완비' 간판 내건 마사지업소, 알고보니 성매매 영업

중앙일보 2019.07.02 17:40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뒤 퇴폐 마사지업체에서 일한 태국인 여성들이 관계 당국에 적발됐다.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관광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뒤 퇴폐 마사지업체에서 일한 태국인 여성들이 관계 당국에 적발됐다.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지난달 25일 충남 천안의 한 퇴폐 마사지업소에서 불법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7명의 태국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여성은 90일간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관광비자로 입국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마사지업소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여성이 일했던 퇴폐 마사지업소는 일종의 성매매 중개사이트 제휴사였다. 업주는 사이트 내 광고를 보고 찾아온 남성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등에 마사지실을 갖추고 유사 성행위 영업을 해온 30대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 가정집이지만 방마다 칸막이 또는 커튼으로 공간이 구분돼 있었다. 불법 성매매 영업에 나선 여성은 태국인이었다. 9명 여성 모두 불법체류자 신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소는 인터넷카페에 가입한 남성을 상대로 예약제로 운영했는데 회원 수만 2400명에 달했다.
 
간판에 남녀 공용이라고 써 있지만... 
수도권의 한 신도시 중심상업지역 내 곳곳에서 마사지업소가 영업 중이다. 간판에는 ‘남녀 공용’ ‘커플룸 완비’라고 써 있지만, 상당수가 유사 성행위 같은 퇴폐 영업이 의심된다는 게 풍속업무 담당 경찰들의 설명이다. 물론 건전 마사지업소도 있다.
 
외국인 여성을 고용한 성매매가 전국에 퍼져 있다. 법안이 만들어진 지 15년이 된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일명 성매매 특별법)이 빛을 바랐다. 현실은 단속 현황에서 드러난다. 
퇴폐업소 단속형장.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퇴폐업소 단속형장. *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중앙포토]

 
'여행 목적'으로 들어와 성매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18일부터 6주간 퇴폐마사지·유흥업소 등 외국인을 고용한 성매매업소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결과, 붙잡힌 외국인 성매매 여성은 모두 323명이나 됐다. 이들 여성 성의 국적은 태국이 245명(75.8%)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 51명(15.8%), 러시아 8명(2.4%), 카자흐스탄 등 기타 19명(5.8%) 등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직장인의 한 달 급여가 우리 돈으로 평균 30만∼50만원이라고 한다. 한국의 유흥업소 등에서 일할 경우 많게는 10배 이상 벌 수 있다. 베트남 호찌민에 살던 하잉(25·여·가명)은 지난해 12월 30일간 머물 수 있는 복수비자로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입국 때 방문 목적을 여행으로 기록했지만, 유흥가 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했다. 하잉은 올 초 중앙일보 취재진에 “베트남 회사에 다닐 땐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도 700만~1000만 동(35만~50만원)정도 벌었는데 한국에선(노래방 등에서) 1~2일만 일해도 그 정도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업주 속이는 보이스피싱도 
퇴폐 영업이 어느 정도로 만연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도 있다. 지난 2월 지방의 한 마사지업소에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 A씨(39)는 다짜고짜 “당신 업소를 다녀온 뒤 성병에 걸렸다”며 업주를 몰아세웠다.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협박도 이어졌다. 업주는 A씨가 일러준 계좌로 100만원을 입금했다. 그는 이후 비슷한 수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7개월여간 전국의 마사지 업소 등 636곳에 일일이 전화했다. 120명의 업주가 A씨에게 1490여만원을 건넸다.
 
A씨는 실제 퇴폐 마사지업소 등을 방문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을 뒤져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전화해 연기한 것이다. 일종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인데 성매매 알선행위로 제 발이 저린 업주들이 처벌받을까 두려운 나머지 의심 없이 돈을 건넸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를 보다 싸게 알선하려는 한국인 업주와 관광비자로 쉽게 입국한 후 단기간 안에 목돈을 벌려는 외국 여성 간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퇴폐 마사지업소가 우후죽순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단속 등을 통해 뿌리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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