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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미 달러 중심 경제…국제 제재로 전면위기 가능성

중앙일보 2019.07.02 15:01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북 제재가 계속될 경우 북한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달러화를 사실상 통화로 쓰고 있는데, 대북제재가 달러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북한 경제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석 선임연구위원이 2일 발간한  ‘북한경제리뷰’에 따르면 현재 북한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통화는 북한의 원화가 아닌 달러나 중국의 위안화다. 2013년 이후의 탈북자 1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에서 원화를 주요 화폐로 사용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4%에 그쳤다. 북한 원화는 북한 경제에서 부차적인 기능만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료: KDI

자료: KDI

덕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 북한경제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경제와 통합을 가속화할 수 있었다. 시장 경제활동이 공식부문으로까지 확산하고, 조세체계가 도입되는 등 커다란 변화도 경험했다. 시장환율과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주민들의 후생이 올라가는 효과도 컸다. 그러나 과거보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훨씬 더 취약하게 됐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대북제재가 실시되면 북한경제로 달러유입이 차단돼 대외부문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달러로 움직이는 북한의 시장을 위시한 모든 경제부문이 부정적 영향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의 외화수입을 전면 차단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등 군사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각종 물품의 해외수입을 제한하는 경제 제재로 북한경제는 2017∼2018년 사이 기존 대외교역이 붕괴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경제 위기가 ▶교역 충격 ▶제1차 소득충격 ▶통화 충격 ▶제2차 소득충격 ▶위기의 다섯 단계로 진행한다고 봤다. 2017년 하반기부터 북·중 무역이 급감하면서 교역충격이 현실화했고, 2018년에는 이로 인해 대외경제부문의 소득이 하락하고, 하반기 이후에는 대내 부문의 소득이 하락하는 등 소득충격 현상이 나타났다. 
자료: KDI

자료: KDI

올해 들어서는 북한경제를 움직이는 달러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시장 물가가 하락하는 일종의 통화충격 현상이 가시화됐다.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되거나, 북한경제가 이를 회피할 수 있는 별도의 추가적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 향후 북한경제는 심각한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추가 소득하락과 그에 따른 전면적 경제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활동 전반이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연쇄적인 소득의 하락이 나타나면 김정은 시대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던 북한의 새 경제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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