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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기숙사, 빌트인 원룸급 안 되면 형사처벌

중앙일보 2019.07.02 12:34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지난해 8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차별(삭감)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지난해 8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앞에서 '이주노동자 최저임금차별(삭감)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기거하는 기숙사는 빌트인 원룸 급으로 꾸미지 않으면 형사처벌된다. 또 채용을 청탁하거나 압박하고, 이 과정에서 금품이나 향응이 오가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용모나 출신, 혼인 여부 등을 물어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근로기준법 시행령'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심의·의결했다.
 
16일부터 사업주는 기숙사를 설치하고 운영할 경우 쾌적하고 안전하면서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기숙사 설치·운영기준 마련…"외국인 노동자 환경 개선 위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열악한 숙소 환경 문제를 없애기 위해 기숙사 설치와 운영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기숙사를 소음이나 진동이 심한 장소에 설치하면 안 된다. 일하는 시간이 다른 2개 조 이상의 노동자를 같은 침실에 거주하게 하는 것도 금지된다. 교대조의 방은 무조건 따로 마련해 분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면 방해와 같은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냉·난방, 목욕시설, 수납공간 등 반드시 갖춰야
기숙사에는 냉·난방 시설을 갖춰야 하고, 세면·목욕시설, 채광과 환기 시설도 구비해야 한다. 남녀가 함께 생활하게 하면 안 되고, 침실 하나에 거주 인원은 15명 이하로 제한된다. 또 근로자의 개인용품을 정돈해 보관할 수 있는 적절한 수납공간도 반드시 갖추도록 했다.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주는 기숙사를 제공할 경우 고용부장관이 정한 이런 내용의 기숙사 시설표를 작성해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기숙사 시설을 변경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기숙사 시설 정보를 제공만 안 해도 외국인 노동자는 회사 옮길 수 있고, 위반 사업주 형사처벌
만약 기숙사 정보를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으면 외국인 노동자가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다.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뜻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주거여건을 확보해주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숙사 설치·운영 기준을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과태료와 같은 행정처분이 아니라 형사처벌한다는 얘기다.
용모·출신지, 가족의 학력·재산 물어도 과태료 최고 500만원
이와함께 채용절차법 시행령이 17일부터 적용되면서 채용과 관련된 청탁이나 금품수수 등이 발생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1회 위반 시 1500만원, 2회 이상 위반하면 3000만원이다.
 
또 구인자가 구직자에게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용모·키·체중, 출신 지역, 혼인 여부, 재산, 직계 존비속과형제자매의 학력·직업·재산을 물어도 과태료가 부과된다. 1회 위반 시 300만원, 두 차례 위반 4000만원, 세 차례 이상이면 500만원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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