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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소액연체자, 원금 85% 깎아준다…"3년간 능력껏 갚으면 빚탈출"

중앙일보 2019.07.02 11:39
취약채무자를 위한 특별감면제도가 8일부터 시행된다. 자료: PIXABAY

취약채무자를 위한 특별감면제도가 8일부터 시행된다. 자료: PIXABAY

 
 소득이 적은 장기소액연체자에 빚을 최대 85%까지 깎아주는 특별감면제도가 시행된다. 빚을 갚을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취약계층이 연체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도록 하기 위해서다.
 
 2일 금융위원회는 이달 8일부터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 취약채무자 특별감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했던 채무조정제도 개선방안 중 하나다.
 
 능력껏 3년간 갚으면 빚 탈출 
 
 특별감면제도는 기존 신복위 채무조정제도와 비교해 변제기간을 8년에서 3년으로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은 신복위에서 채무조정을 받으면 원금을 일부(20~70%) 감면받은 뒤 해당 금액을 8년 정도에 걸쳐 모두 갚아야만 빚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8일부터 취약채무자(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고령자, 장기소액연체자)에 대해서는 원금 감면율을 높여주고(70~90%) 3년만 성실히 능력껏 갚으면 남은 채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3년간 정해진 변제금(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뺀 금액)을 갚으면 남은 빚을 면책을 받을 수 있는 법원 개인회생제도와 비슷하다.
 
 변제호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취약채무자가) 채무조정을 하면 보통 월 4만~5만원씩 7~8년을 갚아야 하는데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리다 보니 재기지원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며 “어렵지만 빚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취약채무자들에게 지원을 더 많이 해주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70세 이상 고령자, 최대 90% 감면 효과
 
 가장 많은 감면율을 적용받는 건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연금 수령자다. 이들 중 순재산이 서울 기준 4810만원 이하이고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채무원금의 80~90%를 감면받는다. 이 조정된 채무원금을 3년에 걸쳐 최소 절반 이상만 갚으면 남은 채무는 아예 면제받는다. 따라서 사실상 90~95%의 감면 효과가 있다.  
 
 만 70세 이상 고령자도 소득·재산요건(2인 가족 월 소득 174만원 이하, 서울 기준 재산 4810만원 이하)에 부합하고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감면율 80%를 적용한다. 마찬가지로 3년에 걸쳐 남은 원금 20% 금액의 절반 이상을 성실히 갚으면 빚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는 원금의 10% 정도만 갚으면 된다.
 
 장기소액연체자는 채무원금의 총합산이 1500만원 이하이고, 연체기간이 10년 이상인 사람이 해당한다. 소득·재산요건은 고령자와 같다. 이들에겐 감면율 70%를 적용한다. 3년간 남은 30% 중 절반 이상을 갚으면 면책이 된다. 최대 원금의 85%를 깎아주는 셈이다.
 
 이미 채무조정 중이면 새 제도 적용 불가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신복위 채무조정을 신청한 약 10만명 중 3500명 정도가 특별감면제도 대상에 해당한다. 변제호 과장은 “현재보다 감면율이 커지기 때문에 추가로 빚을 정리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제도는 이미 신복위 채무조정을 받아서 빚을 갚아가고 있는 기존 채무자엔 적용되지 않는다. 신복위 채무조정은 협약 기관(금융회사)의 동의가 필수인데, 새 제도로 다시 동의받는 것은 제도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같은 조건이어도 이미 채무조정 중인 취약채무자는 감면율, 상환 기간에서 불리하게 됐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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