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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아들 채용 비리’고발된 황교안의 자신감,근거 있을까…

중앙일보 2019.07.02 11:16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아들의 KT 특혜 채용 혐의로 고발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아마 고발한 단체가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석채 전 KT 회장 등이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고, 같은 당 김성태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는 등 KT 채용 비리 혐의 연루자들 혐의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음에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황 대표가 이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혜채용은 공소시효 지나 

황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청년민중당 측은 “황 대표는 아들 채용 당시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 변호사로 있었는데, 태평양이 KT 임원들의 변호를 맡아 왔기 때문에 임원 면접에서 위력을 행사해 채용 업무를 방해한 의혹은 매우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의 아들은 KT 임원면접에서 면접관 4명으로부터 모두 ‘올 A’를 받았는데, 직전 평가 과정이었던 1차 실무 면접에서는 다수의 면접관으로부터 C를 받았다. 청년민중당 측은 이런 정황을 바탕으로 임원면접에서의 특혜가 채용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해당 의혹은 일단 수사 자체가 이뤄지기가 어렵다. 황 대표의 아들이 취업한 때는 2011년인데, 업무방해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이미 시효가 지난 것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 측도 일단 2011년 채용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황 대표가 직접 KT 측 인사 담당자나 임원 등과 접촉해 채용을 청탁했다는 정황이나 증거를 밝히는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혐의 중 2013년 1월 ‘부서 이동 특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KT 새노조와 청년민중당 측에 따르면 황 대표의 아들은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하던 2013년 마케팅팀에서 법무팀으로 이동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자기가 맡은 마케팅 직무를 채 파악하기도 전에 약 2년 만에 신입사원이 다른 부서로 간다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며 “인사 특혜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 청탁 여부가 관건" 

하지만 KT 본사 측에서는 ‘법학과 출신을 법무팀에 보낸 것이 왜 문제가 되나’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부서 이동은 회사의 필요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황 대표의 아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원들도 부서 이동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당시 KT의 법무센터장이었던 남모 실장은 “법무실이 기피 부서였으며, 법대 출신인 황교안 대표의 아들을 자신이 직접 데려왔다”고 밝혔다. 황 대표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은 바가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남 실장은 200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당시 부장검사였던 황 대표와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검찰은 황 대표가 남 실장에게 아들의 인사이동과 관련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청년민중당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 비리, 인사 특혜, 군대 특혜까지 황교안 대표 아들의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황 대표를 고발하고 고발장을 이튿날인 25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민중당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 비리, 인사 특혜, 군대 특혜까지 황교안 대표 아들의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황 대표를 고발하고 고발장을 이튿날인 25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해당 행위로 황 대표를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병재(법무법인 이헌) 변호사는 “회사에서 별다른 청탁을 받지 않고 ‘법무부 장관에 아버지가 임명됐으니 대관 업무를 수행할 때 도움받게 법무팀으로 가라’라고 했다면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 없다”며 “황 대표가 직접 청탁을 했다던가, 법무팀으로 가면 안 될 사람을 보냈다던가 하는 정황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미(법무법인 윈앤윈) 변호사도 “부서 이동 특혜를 얘기할 때 마케팅팀이 법무팀보다 더 좋다는 사실이 입증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며 “사내에서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자체 판단을 했을 수는 있겠지만, 청탁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빙이 있어야 위력 행사로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연·편광현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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