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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3개월 억울" 교육청서 커터칼 휘두른 공무원

중앙일보 2019.07.02 11:00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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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구교육청에서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교육공무원이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2월 대구교육청서 커터칼 휘두른 공무원
강은희 교육감과 면담 중 칼 꺼내 빼앗겼지만
면담 끝나고 민원 담당 직원 찾아가 칼 휘둘러
A씨 "7년 전 정직처분 억울…취소해 달라"

대구지검 형사1부는 지난 1일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고 교육청에서 흉기를 휘두른 대구 지역 고등학교 교직원 A씨(49)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달 2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27일 오후 2시20분쯤 강 교육감과 면담을 위해 대구교육청을 찾았다. 그는 교육감실에서 강 교육감과 40여 분간 이야기하던 도중 교육감 옆에 있던 직원을 보더니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했다. A씨는 “저 사람이 내 민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당신 여기 왜 왔냐”며 공업용 커터칼을 꺼냈다. 주변 직원들이 재빠르게 A씨에게서 커터칼을 빼앗았다. 
 
이후 1시간 정도 교육감과 단독면담을 한 A씨는 교육감실에서 나와 “집에 갈 테니 내 칼을 달라”고 요구했다. 직원이 “위험하다”며 거절했지만, 그는 “내 물건이고 곧바로 집에 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달라”고 했다. 
 
흉기를 되찾은 A씨는 집이 아닌 대구교육청 내 B씨의 사무실로 갔다. B씨는 그가 7년 전 3개월 정직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한 민원을 담당해온 직원이었다. A씨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욕설을 하고 고함을 치며 다시 커터칼을 휘둘렀다. 결국 사무실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이날 오후 5시쯤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대구경찰청·대구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앞서 2012년 정직 처분 3개월을 받은 것과 관련해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그는 대구 지역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했는데 일부 직원이 “(A씨가) 일에 대해 불만이 생기면 욕설을 하거나 항의를 거세게 한다”는 등 힘들어했다. 이에 교육청에서 A씨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하지만 A씨는 “내가 왜 감사를 받아야 하느냐”며 감사마저 거부했다. 
남부교육지원청은 2012년 1월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A씨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같은 해 6월 소청을 제기했고 정직 3개월로 감경됐다. 
대구검찰청. [중앙포토]

대구검찰청. [중앙포토]

 
이후 A씨는 “정직 3개월은 부당하다.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다음 해 4월 기각됐다. A씨는 교육청을 찾아 감사실 등에 끊임없이 “억울하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3개월 정직 후 복직했지만 계속 불만을 품고 7년 동안 교육청뿐만 아니라 교육부 등에까지 민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7년 동안 감사·민원 담당 직원이 바뀔 때마다 찾아와 민원을 제기하는 건 기본이고, 계속 전화를 해 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A씨)로부터 위협을 받은 직원은 당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7년 전 정직처분을 받은 뒤 복직하고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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