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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로고 동그라미 색깔 바꿈에 아파트 한채 값 들어"

중앙일보 2019.07.02 11:00
컬러풀 대구 로고. 사진으로 왼쪽이 기존 로고, 오른쪽이 새 로고. 작은 동그라미 색깔만 2개가 바뀌었다. [사진 대구시의회]

컬러풀 대구 로고. 사진으로 왼쪽이 기존 로고, 오른쪽이 새 로고. 작은 동그라미 색깔만 2개가 바뀌었다. [사진 대구시의회]

대구시의 대표 브랜드는 2004년부터 '컬러풀 대구'다. 로고는 영어로 'Colorful DAEGU'라고 쓴다. 'Co' 첫 글자 위에 파란색·분홍색 등 5가지 색상을 넣은 작은 동그라미가 덧씌워져 있다. 대구시는 로고를 각종 공문서에 쓰고, 지역 대표 행사를 할 때도 늘 노출한다. 대구 시내 곳곳에 설치된 각종 간판에도 '컬러풀 대구' 로고가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대구시 새 컬러풀 대구 로고 공개하자 논란
로고 작은 동그라미 색깔 두개 바꾼게 전부

그런데 이 컬러풀 대구 로고가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시가 이달 초 세금 3억5200만원을 들여 4년간 연구해 만든 새 로고를 공개했는데, "세금을 들여 무엇을 바꾼 것이냐"는 비판이 일면서다.  
 
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시가 새로 공개한 로고는 'Co' 글자 위에 올려진 작은 동그라미 5개 중 3번째 동그라미와 4번째 동그라미 색깔을 바꾼 것이다. 각각 검은색에서 빨간색, 분홍색에서 보라색으로 작은 동그라미 색깔을 변경한 게 기존 로고의 차이다. 
 
기존 로고와 새 로고를 같이 눈앞에 두고, 자세하게 살피지 않으면 무엇이 바뀐 것인지 알기 어려워 '숨은그림찾기 로고'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대구시 측은 "빨간색 동그라미는 젊음과 열정이 가득 찬 역동적인 도시, 보라색 동그라미는 창의와 개성이 넘치는 문화예술 도시를 뜻한다"고 밝혔다.  
 
대구시청 전경. [사진 대구시]

대구시청 전경. [사진 대구시]

이를 두고 대구시의회의 반발이 거세다. "아파트값 한 채 살 돈으로 작은 동그라미 2개 색깔만 바꾼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다"는 지적이다. 김재우 대구시의원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도시브랜드 상징체계 재구축이라는 명목으로 4번의 용역계약과 3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그 결과가 기존 로고에서 단 2개의 동그라미 색을 변경한 게 끝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3억 5000여만원은 대구 평균 아파트값 3억원을 초과하는 예산이다. 월 200만원으로 생활하는 가정이 178개월 동안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모아야 하는 돈이다”고 지적했다. 대구시의회 18명 의원은  대구시의 로고 교체 조례안 반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대구시에 제출한 상태다  
 
시민단체도 반대의 입장이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새 로고로 교체한다면 이후 공문서나 간판 등에 내걸릴 로고 교체 추가 비용이 든다"며 "기존 로고와 동그라미 색깔 2개가 다른 것뿐이니, 기존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세금 낭비를 막는 방법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박영규 도시브랜드 담당은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모임을 만들어 5차례나 토론회를 거쳐 정해진 로고다. 비판이 이어지는 만큼 무조건 새 로고로 교체하기보다 우선 로고가 만들어진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먼저 만들 방침이다"고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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