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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갑자기 나빠졌는데…알고보니 뇌 종양 때문?

중앙일보 2019.07.02 06:00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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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눈이 침침해진다면, 근시나 원시 또는 백내장·녹내장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모두 눈과 관련된 질환이다.
 

강동경희대 “뇌하수체 종양 환자 12.4% 시력↓”
종양 시신경 압박이 원인…놔두면 실명
시력저하 원인 모르면 정밀검사 받아야

하지만 뇌 질환이 시력을 나쁘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김태기 교수팀은 뇌하수체 종양이 시력 저하 등 시야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뇌하수체 종양이 커지면서 시신경교차 부위를 압박하는 것이 원인이다.
 
연구팀은 뇌하수체 종양으로 병원을 찾은 534명의 환자의 주요 증상을 분석했다. 이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증상은 두통(26.2%), 유즙분비·생리불순(17.0%), 말단비대증상(13.7%) 등이었다. 다음으로 12.4%가 시력 저하 증상을 경험했다.
 
김태기 교수는 “직경 약 1.5㎝의 뇌하수체는 시신경이 눈 뒤쪽으로 들어가서 만나는 부위(시신경교차)와 뇌의 한가운데가 만나는 곳에 있다”며 “이런 해부학적 위치 때문에 종양이 커지면 가장 먼저 시신경교차 부위를 압박해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환자의 뇌하수체 종양을 뇌자기공명영상(MRI)으로 살펴본 결과, 54.4%의 환자에서 시신경 교차 부위가 종양으로 압박을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뇌하수체 종양의 부피가 증가할수록 시력 저하 및 시야 결손의 정도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나빠졌다.
 
뇌하수체종양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비기능성 종양과 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그 중, 비기능성 종양이 뇌 속에서 커지면서 시신경을 눌러 시야가 양쪽 끝부터 좁아지는 시야 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면은 잘 보이는데 양옆을 가린 것처럼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알기가 쉽지 않다. 방치하면 실명까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외과 오혁진 교수(왼쪽)가 지난해 12월 뇌 내시경 수술로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비인후과 류광희 교수. [사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외과 오혁진 교수(왼쪽)가 지난해 12월 뇌 내시경 수술로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비인후과 류광희 교수. [사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뇌하수체 종양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보통 뇌종양이라고 하면 두개골을 열어 수술한다고 생각하지만, 뇌하수체는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는 내시경 뇌수술로 흉터 없이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김태기 교수는 “노인성 백내장 수술 후에도 시력 저하가 지속해 정밀 시야 검사 후 뇌하수체 종양으로 진단받은 사례도 있다”며 “눈이 침침한 증상이 있으면 안과를 방문하여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 시력이 떨어질 만한 다른 확실한 원인이 없는 경우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19년 국제학회지 ‘International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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