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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무장단체들, 미사일 대신 드론 공격…"값싼 중국산 인기"

중앙일보 2019.07.02 05:00
중동 예멘의 한 거리의 모습. [EPA=연합뉴스]

중동 예멘의 한 거리의 모습. [EPA=연합뉴스]

지금 중동에선 ‘드론 전쟁’이 뜨겁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오후 9시쯤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에 위치한 아브하 국제공항엔 폭탄을 실은 비행물체가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쳤다. 예멘의 시아파 무장단체 후티 반군은 이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이 비행물체가 카세프-2K(Qasef-2K)라고 밝혔다. 카세프-2K는 후티 반군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드론)다.
 

후티, 드론으로 공항·송유시설 타격
과거 IS도 드론에 폭탄실어 공격
저렴한 중국산 드론, 중동에서 인기

후티 반군은 지난 달에만 네 번이나 드론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했다. 5월엔 드론으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송유펌프장과 사나국제공항을 습격하기도 했다. 후티 반군의 드론공격을 받은 건 사우디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공항과 알 아나드 공군기지를 향해서도 드론을 날렸다. 이 공격으로 총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후티 반군이 드론으로 수니파 중동 국가의 공항과 송유펌프장 등 주요 시설을 공격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무장단체 드론, 공항·송유펌프장까지 파고 들어
지난 2017년 예멘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 때 사용한 드론 Qasef-1. [AP=연합뉴스]

지난 2017년 예멘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 때 사용한 드론 Qasef-1. [AP=연합뉴스]

카세프-2의 사진과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017년 알자지라 등 외신이 이란산 드론이라고 지목한 카세프-1(Qasef-1)의 모습은 생각보다 조악하다. 지난 달 20일 이란혁명수비대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격추한 미국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A)와 비교해도 성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글로벌호크의 체공시간은 32시간인 반면 카세프-1의 체공시간은 2시간이다.
 
그럼에도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등은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아브하 공항은 예멘 국경 북쪽으로 약 20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미국 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좋지 않아도 공격 가능하다. 게다가 대공 레이더로 식별하기엔 크기도 작아 스텔스 기능이 없어도 주요 시설을 파고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지도. [구글 지도 캡처]

중동 지역의 지도. [구글 지도 캡처]

 
2018년 유엔전문가패널보고서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북한산 스커드-C 혹은 화성-6형을 개량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발생한 피해규모를 보면 드론 공격과 미사일 공격의 파급력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난 달 12일 후티 반군이 미사일로 사우디 아브하 공항을 공격했을 당시엔 26명이 부상을 입었고, 같은 달 23일 같은 표적으로 드론을 날렸을 땐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타임지는 “후티 반군은 취미용 플라스틱 드론 키트까지 선보이고, 이란산 드론과 유사한 모델까지 보이고 있다”며 “무장단체의 드론이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드론'도 중동에서 인기
후티 반군처럼 자체적으로 드론을 개발하거나 이란산 드론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동에선 중국산 드론의 인기 역시 높다. 과거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시리아군과 이라크군을 공격할 때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드론을 사용했다. 
 
지난 2017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IS는 수류탄을 드론에 탑재해 원격 제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며 "IS가 사용한 드론은 중국산일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 역시 “전투용 드론을 만들 능력이 없는 나라들이 중국제 드론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산 드론은 가격도 저렴하고 미국산 드론에 비해 수입이 쉽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반적으로 미국산 드론이 중국산 드론보다 성능이 좋지만 중동지역에선 전자를 구매하기 어렵고 중국산 드론이 훨씬 저렴하다"며 "이라크는 2015년에 적어도 중국산드론 4대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방안전보장연구소(RUSI) 역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할 수 없는 곳으로 군용드론을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이 앞으로도 요르단, 이라크와 중동지역 무장단체들에게 핵심적인 드론 공급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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