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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신입의 자세?…김정은 곁 지킨 새 통역관의 정체

중앙일보 2019.07.02 01:31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정상 간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역관이 바뀐 것이 확인됐다.(붉은 원 안). [연합뉴스 영상 캡처, AFP=뉴스1]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정상 간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역관이 바뀐 것이 확인됐다.(붉은 원 안). [연합뉴스 영상 캡처, AFP=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열린 북미 정상 회담에서 새로운 남성 통역관을 대동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때 통역을 담당한 신혜영 통역관이 아닌 새로운 얼굴이다. 특히 이 통역관은 김 위원장보다 큰 목소리로 통역을 하고, 끊임없이 메모를 하며 김 위원장을 쫓아다니는 등 열정 가득한 신입사원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김 위원장 옆에는 안경을 낀 정장 차림의 남성이 서 있었다. 그는 김 위원장의 가까운 거리에서 두 정상 간 대화를 통역했다. 이 통역관은 언론 카메라에 수차례 포착됐지만,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이름도 이력도 아직 공개되지 않지만,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수행하는 통역관은 모두 외무성 소속으로 파악된다.
 
이 남성 통역관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할 때 김 위원장의 말을 통역했다. 그는 김 위원장보다도 더 큰 목소리로 말하는 바람에 김 위원장 목소리가 묻혔고, 대신 그의 목소리가 언론사 카메라에 녹음됐다. 그는 다소 경직된 표정과 자세로 김 위원장을 쫓아다니며 근거리를 유지했고, 계속해서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언론사 카메라에 여러 번 포착됐다. 
 
반면 1·2차 북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이연향 미 국무부 소속 통역국장은 이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3년 미프로농구(NBA) 출신의 데니스 로드맨이 방북했을 때 통역을 담당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 통역관 모습. [뉴스1]

지난 2013년 미프로농구(NBA) 출신의 데니스 로드맨이 방북했을 때 통역을 담당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 통역관 모습. [뉴스1]

 
확인 결과 이 남성 통역관은 지난 2013년 2월 미프로농구협회(NBA) 출신의 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맨 방북 행사에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당시 로드맨 일행을 수행하며 이들의 통역을 맡았고, 로드맨 일행과 북한 농구팀 친선 경기 때 로드맨의 인사말을 김 위원장을 비롯한 전체 관중에게 통역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남성이 판문점 회담에서 1호 통역을 담당한 것으로 보아 로드맨 방북 때 공을 인정받아 승진한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모두 다른 통역관을 기용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때는 김주성 통역관이 자리했다. 태영호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가 펴낸 『3층 서기실의 암호』에 따르면 김 통역관은 평양외국어대 영어학부 출신으로 외무성 번역국 과장으로 근무하다 국제부로 옮겼다.
 
2차 북미정상회담 때는 신혜영 여성 통역관이 등장했다. 당시 백악관 측은 기자단에 자료를 배포하며 북측 통역관으로 ‘MS. 신혜영’이 배석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김 위원장에게 호텔 총지배인을 소개하고, 김 위원장의 대답을 호텔 총지배인에게 통역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 통역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여파로 문책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한 통역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금되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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