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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대미라인 장악, 대놓고 ‘한국 패싱’ 우려

중앙일보 2019.07.02 00:04 종합 5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회담했다. 북·미 정상은 이날 단순 회동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의 3차 정상회담을 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122일 만이다. 왼쪽부터 이용호 북 외무상,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회담했다. 북·미 정상은 이날 단순 회동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의 3차 정상회담을 했다. 하노이 회담 이후 122일 만이다. 왼쪽부터 이용호 북 외무상,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대미 협상 라인을 노동당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내각)으로 정비하면서 향후 남북 및 남·북·미 관계에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선희, 7월 실무협상 주도 예상
남북관계 주력 통전부 뒤로 빠져
통전부장 장금철 첫 공식 등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배석한 뒤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북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언급은 기존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이끌던 북한의 대미 협상 라인이 이용호 외무상을 중심으로 한 외무성으로 이동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북·미 정상회담 때 이 외무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곁을 지켰다. 김영철은 이날 회담장에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향후 미국을 상대로 실무협상을 누가 이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외무상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겠지만 최선희 제1부상이 협상을 주도하는 형식이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미국 모두 길을 트는 과정에서 통전부와 중앙정보국(CIA)이 역할을 했기에 통전부의 목소리가 먹혔다”며 “하지만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통전부는 남북 관계에 주력하고 외무성이 대미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역할 조정이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통전부가 뒤로 밀리고 외무성이 전면에 나서면서 북한의 ‘한국 무시’가 더 노골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통전부는 남북 관계를 전담했던 부서였다. 외무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인사들과의 접촉 빈도가 높았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았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남북 관계 책임자(통전부장)가 대미 협상에 나서면 한국 변수도 고려하지만, 대미 협상 실적을 최고 기준으로 여기는 외무성으로 무게추가 넘어가면 한국의 역할을 무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외무성이 전면에 나서면서 한국 비판도 거세졌다.  
 
장금철

장금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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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이번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영철 당 부위원장 후임으로 통전부를 맡은 이후 대외 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정부 당국자는 1일 “김정은 위원장 수행원에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뿐 아니라 장금철 신임 통전부장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1961년생인 장 부장의 학력이나 가족관계, 경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 없다. 부장으로 승진하기 직전 통전부 부부장을 지냈고, 2000년대 중·후반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나 민족화해협의회 간부 자격으로 남측 민간단체를 몇 차례 접촉했다는 게 전부다. 말은 아끼고 행동은 최소화했다는 게 그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북한에선 얼굴마담과 실세의 역할이 구분돼 있다”며 “전면에 나서 주도하는 인물은 뒤편에서 정해준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히 지켜보는 인물이 실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대외 활동에 나서기보다는 통전부 내부에서 전략을 작성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실무형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58세인 그는 최연소 통전부 부장으로 알려졌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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