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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대형화분 80개 ‘광장 방어막’…공화당 “천막 또 칠것”

중앙일보 2019.07.02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배치한 대형 화분들이 놓여 있다. 총 80개가 놓였으며 개당 평균가격은 11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조 기자]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배치한 대형 화분들이 놓여 있다. 총 80개가 놓였으며 개당 평균가격은 11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조 기자]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려는 우리공화당과 막으려는 서울시 사이 신경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 방한으로 천막 옮긴 사이
개당 110만원 짜리 3m 간격 설치

1일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은 서울 청계광장에서 최고위원회 겸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으로 천막 이동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의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대형 조경용 화분 80개를 3m 간격으로 배치했다. 서울시가 그늘 쉼터 마련을 위해 준비해 둔 화분 등으로 개당 110만원 선이라고 한다.
 
조원진 공동대표는 “우리공화당의 천막당사는 정당법으로 보장되는 정당 활동이며, 이를 서울시 조례로 막을 수는 없다”며 “경찰에 천막당사에 대한 보호요청서를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공화당은 지난 5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생한 사망자 5명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처음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세 차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낸 뒤 지난달 25일 이를 강제철거했다. 당시 서울시는 광장에 대형 화분 18개를 배치했다. 하지만 5시간 여 만에 우리공화당이 화분을 피해 다시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시로선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우리공화당이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경호상의 이유로 청계광장으로 천막을 옮겼다.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하면 재설치하겠다”고 말해왔다.  
 
이 같은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의 광화문광장 ‘실랑이’는 고소·고발전으로까지 번졌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천막 강제 철거 과정에서 시 공무원과 용역업체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을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28일엔 우리공화당이 박 시장과 서울시 공무원 일부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광화문 ‘공성전(攻城戰)’이 벌어지는 건 광장의 상징성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에서 2년째 이어지고 있는 태극기 집회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촛불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여권 소속의 박 시장으로선 적극적 대응할 이유가 있는 셈이다. 또 광화문광장은 박 시장이 직접 확장 재설계안을 발표할 정도로 애착을 갖는 장소기도 하다. 박 시장은 지난 26일 “광장이 무법천지가 되는 것을 끝까지 막겠다”고 말했다.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곧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재설치하는 방식에 논의키로 한 만큼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이 다시 물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성지원·김태호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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