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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두팔·권필쌍·우극창…요즘 여성들 택배주문 때 센 이름 쓴다

중앙일보 2019.07.02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최근 여성을 노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남자가 사는 것처럼 보이게 해 자신을 지키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  
 

여성 가구주 622만…전체의 31%
성폭력 피해자 연 3만명 달해
여성 57% “범죄 불안감 느낀다”

혼자 사는 여성들이 택배를 주문할 때 혹시 모를 범죄에 노출될까 두려워 센 억양의 이름을 적어놓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곽두팔·권필쌍·우극창·육만춘·한확철…. 최근 여성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아주 세 보이는 이름 모음’ 리스트에 오른 이름 중 일부다.  
 
이런 여성의 불안 심리가 공식 통계로도 확인됐다. 지난 1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불안하다’고 느낀 여성은 35.4%였다. 남성(27.0%)보다 8.4%포인트 높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히 범죄 발생에 대해 불안하다고 느낀다는 비율이 57%나 됐다. 남녀 차이가 12.7%포인트로 주요 항목 중 가장 컸다. 이어 교통사고(49.8%), 신종 질병(45.7%), 정보보안(43.6%) 순이었다.  
 
다른 항목들은 비교 연도인 1997년 또는 2008년보다 수치가 낮아졌지만 범죄 발생만 유독 97년(51.5%)보다 비율이 상승했다. 여성들이 범죄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여성에게 집중되는 성폭력 범죄 때문이다. 2017년 형법범 주요 범죄 가운데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이 2만9272명으로 남성(1778명)보다 16배 많았다. 다른 범죄는 남성이 피해자가 많았다. 여성 성폭력 피해자는 2007년(1만2718명)에 비해 2.3배나 늘었다.
 
지난해 여성긴급전화(1366)를 이용하는 상담 건수도 35만2269건으로 전년보다 21.9%나 증가했다. 가정폭력이 18만9057건으로 53.7%를 차지했다. 데이트폭력은 4998건으로 전년보다 60.3%나 증가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음을 나타냈다.
 
올해 여성 가구주는 전체의 31.2%인 622만4000가구로 조사됐다. 2000년(18.5%)보다 12.7%포인트나 올랐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고 만혼·이혼이 일상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미혼 여성 가구주는 148만7000가구로, 23.9%를 차지했다. 연령별 미혼 여성 가구주는 ▶20대 39.7% ▶30대 28.6% ▶40대 16.6% ▶50대 7.8% 순이다.
 
여성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여성 비율은 43.5%로 남성(52.8%)보다 낮게 나왔다. 2년 전(47.6%) 대비 4.1%포인트, 10년 전(61.6%) 대비 18.1%포인트 하락했다.  
 
‘이혼해서는 안 된다’는 여성 비율도 지난해 28.6%로 남성(37.9%)보다 낮았다. 결혼 문화에 대한 의식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우리 사회의 결혼 비용이나 의식 절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문화에 대해 지난해 여성의 71.1%는 ‘과도한 편’으로 인식했다. 미혼 남성(64.6%)보다는 미혼 여성(70.5%)의 ‘과도한 편’ 응답 비율이 높았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53.9%), ‘결혼생활은 당사자보다 가족 간의 관계가 우선해야 한다’(46.2%)고 생각하는 여성도 과거보다 많아졌다.
 
한편 지난해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6%로 10년 전보다 8.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46.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유리천장’을 깨고 있는 여성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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