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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무원 반바지 출근 허용 첫날, 1호는 48세 주무관

중앙일보 2019.07.01 21:03
경기도청 반바지 자율 착용 시행 첫날, 반바지를 착용하고 출근한 구자필 주무관. [경기도 제공=연합뉴스]

경기도청 반바지 자율 착용 시행 첫날, 반바지를 착용하고 출근한 구자필 주무관. [경기도 제공=연합뉴스]

1일 경기도청 민관협치과에서는 다소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중년 공무원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파격' 패션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민관협치과에서 갈등조정업무를 담당하는 구자필(48)주무관은 이날 격자 무늬 셔츠에 무릎 까지 오는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이날부터 두 달간 허용되는 자율적 반바지 착용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경기도는 여름철 공무원 복장 간소화 방안의 하나로 이날부터 두 달 동안 자율적으로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직원들의 희망사항을 수용한 결과다.
 
경기도 공무원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구 주무관은 경기도청 1호 반바지 공무원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목이 긴 양말 대신 발목까지 오는 짧은 양말과 편안한 운동화로 반바지 패션을 맞췄다. 상사와 후배들은 "시원해 보여요", "주무관님, 인싸~ 인싸~(insider의 줄임말로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등 구 주무관의 패션에 호응했다.
 
구 주무관은 반바지 착용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들 시선이 불편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조직의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부터 변해보려고 한다"며 반바지 착용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구 주무관은 "사무실이 옥상 바로 아래층인 데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에어컨 가동시간을 조절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도 답답했다"면서 "반바지 자율 착용 공지를 보고 인터넷에서 쿨비즈 반바지 2벌을 구매하고 반바지에 맞춰 목 짧은 양발도 같이 샀다"고 밝혔다.
 
다만 출장이나 대민 업무를 고려해 여건에 맞춰 적절하게 반바지 착용 여부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던 구 주무관은 근무 중간 경기도 광주시청으로 출장을 나갈 땐 긴바지로 갈아입었다.
 
지난달 경기도는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공무원의 제안을 계기로 7~8월 반바지 착용을 시범적으로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공지 전 경기도는 공무원과 도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거치기도 했다. 단, 단정한 반바지를 착용하고 과다한 노출, 지나치게 화려한 반바지, 샌들(슬리퍼), 민소매 티셔츠 착용 등은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시행 첫날, 구 주무관을 제외하고 반바지를 착용한 공무원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강제가 아닌 자율 시행인데다 본격적인 폭염 기간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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