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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열-해영, 신경현-지후… 아빠 뛰던 팀에 뽑혔다

중앙일보 2019.07.01 18:01
KIA가 1차지명한 광주일고 투수 정해영. 정회열 코치의 아들이다. [연합뉴스]

KIA가 1차지명한 광주일고 투수 정해영. 정회열 코치의 아들이다. [연합뉴스]

아버지가 뛰던 팀에서 아들이 뛴다. 프로야구 2세들이 나란히 프로야구 1차 지명을 받았다. 정회열 KIA 전력분석 코치의 아들인 정해영(18·광주일고)과 신경현 전 한화 코치의 아들 신지후(18·천안북일고)가 주인공이다.
 

정회열 KIA 코치 아들 정해영 KIA 1차 지명
신경현 전 한화 코치 아들 지후도 한화로
포수 아버지와 달리 아들들은 투수로 입단

KBO는 1일 2020 KBO 신인 1차 지명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KIA 타이거즈 광주일고 오른손 투수 정해영을 선택했다. 2학년인 지난해부터 에이스로 활약한 정해영은 아시아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돼 출전하기도 했다. 올해도 2승2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호투했다. 시속 140㎞ 중반대 빠른 공을 던지며 슬라이더 제구력은 고교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정해영은 1990년 해태 타이거즈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해태 왕조' 시대를 일군 정회열 코치의 둘째 아들이다. 부자가 나란히 1차 지명을 통해 같은 팀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다. 
현역 시절 선동렬(왼쪽)과 대화를 나누는 정회열 코치. 그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현역 시절 선동렬(왼쪽)과 대화를 나누는 정회열 코치. 그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수화기 너머 정회열 코치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정 코치는 "사실 지난해엔 워낙 잘해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날짜가 다가오니 걱정도 됐다. 감사하게도 지명이 되어 기쁘다"고 했다. 정 코치는 "큰 아들은 야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해영이는 하고 싶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이 하고 싶어하니까 반대는 하지 않았다. 대신 주변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부자는 이제 한 직장에서 일하게 된다. 정 코치는 "특혜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걸 실력으로 이겨내는 것도 해영이가 해야할 몫"이라고 했다.
 
정회열 코치는 현역 시절 주로 포수로 뛰었다. 아버지는 공을 받았지만, 아들은 이제 공을 던져야 한다. 정회열 코치는 "중학교 까지는 3루수도 하고 투수도 했다. 광주일고에 입학한 뒤 성영재 감독이 '가능성이 있다'며 투수를 추천했다. 타격을 곧잘 해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잘 됐지 않느냐"고 말했다. 포수 출신 아버지는 "중학교 이후엔 공을 받아준 적도 없다. 그저 투수로서 볼넷을 주지 말고, 마운드에서 겁먹지 말라고 했다"며 "이제 시작이다. 체력과 어깨 운동을 더 보강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천안 북일고 장신 투수 신지후. 신경현 코치의 아들이다. [연합뉴스]

천안 북일고 장신 투수 신지후. 신경현 코치의 아들이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는 우완 파이어볼러 신지후를 선택했다. 신지후는 키 1m98㎝, 체중 101㎏의 큰 체격에서 최고 시속 153㎞ 강속구를 뿌린다. 지난해까진 제구가 단점으로 꼽혔으나 올 시즌 부쩍 좋아지면서 1차 지명을 받았다. 신지후의 아버지 신경현 북일고 코치 역시 포수 출신이다. 1998년 한화에 입단해 2012년까지 뛴 원클럽맨이다. 류현진(LA 다저스)과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춘 포수가 바로 신경현 코치다. 2013년 신 코치의 은퇴식에선 신지후가 시구자로 나선 적도 있다. 신지후는 "아버지를 보며 어려서부터 동경해 왔던 팀에 좋은 평가를 받아 입단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경현 코치는 현역 시절 키 1m86㎝의 큰 체격으로 투수들을 리드했다. 신지후의 뛰어난 체격조건과 운동 능력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키가 1m80㎝나 됐다. 신 코치는 "초등학교 때부터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다. 다행히 아들이 구단으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아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다.
 
포수는 힘든 포지션이다. 무거운 장비를 차고, 강속구를 받아내면서 파울볼에도 맞을 떄가 많다. 신 코치는 "야구는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아들에게 포수만 하지 말라"고 웃었다. 이어 "워낙 체격이 커 포수로는 쉽지 않다고 봤다. 본인이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와 아버지로서 고맙다"고 말했다. 신 코치는 "그동안 지후가 '신경현의 아들'로 불렸는데, 이제는 내가 '신지후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며 "늘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아들을 격려했다.
신경현 코치는 현역 시절 류현진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신경현 코치는 현역 시절 류현진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서울권 구단들도 선택을 마쳤다. 세 구단 중 1순위를 가진 LG 트윈스는 휘문고 오른손 투수 이민호를 선택했다. 이민호는 지난해 가을부터 급성장했고, LG는 투수력 보강을 위해 이민호를 지명했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외야수 박주홍(휘문고)을 선택했다. 박주홍은 1차지명 선수 중 유일한 야수다. 올해 타율 0.370(54타수 20안타)을 올렸다. 박주홍은 정확도와 장타력 모두 뛰어나, 고교랭킹 1위 야수로 분류된다. 두산은 성남고 오른손 투수 이주엽을 지명했다. 이주엽은 올해 공식전 3승 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두산은 이주엽의 성장 속도에 주목했다. 지난해만 해도 구속이 130㎞대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140㎞대까지 늘어났다. 두산은 "슬라이드 스텝이 좋고, 릴리스 포인트도 일정해 머지않아 주목할만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평했다.
 
LG가 1차지명에서 선택한 휘문고 투수 이민호. [연합뉴스

LG가 1차지명에서 선택한 휘문고 투수 이민호. [연합뉴스

SK 와이번스는 좌완 투수 오원석(야탑고)을 택했다. 1차 지명 투수 중 유일한 왼손 투수다. 롯데 자이언츠는 경남고 우완 최준용, KT 위즈는 유신고 우완 소형준을 뽑았다.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도 오른손 투수를 지명했다. 경북고 황동재와 마산용마고 최준용이 1차지명의 영예를 누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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