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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윗 5시간 뒤 최선희 화답…비건 판문점 달려갔다

중앙일보 2019.07.01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비무장지대(DMZ) 내 캠프 보니파스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해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판문점 동쪽에 위치한 캠프 보니파스는 한국군과 미군의 공동 주둔지이며 최전방 초소인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5m 남쪽에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비무장지대(DMZ) 내 캠프 보니파스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해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판문점 동쪽에 위치한 캠프 보니파스는 한국군과 미군의 공동 주둔지이며 최전방 초소인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5m 남쪽에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0일 ‘판문점 회담’은 기존의 정상회담 관례를 모두 깼다. 회담 제안과 사전 협의, 의제 조율 및 합의문 성안, 의전 확정 등 복잡한 외교 절차를 모두 건너뛰었다. 가장 만나기 어려울 것 같은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29일 트윗 이후 32시간 만에 만난 ‘트위터 회담’이 됐다.  
 

회담 성사까지 긴박했던 하루
비건 한·미 만찬 빠지고 북과 조율
오후 10시 넘어서 숙소로 돌아와
김정은 “회담 제안 나도 깜짝 놀라”

30일 오후 판문점에 나온 김 위원장은 “나 역시 깜짝 놀랐다. 여기서 만날지 (어제) 오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북·미 회담 후 오산 미 공군기지를 찾아 트위터로 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소셜미디어(SNS)는 꽤나 막강하다”고 말했다.
 
미국 측 실무진은 29일 이중으로 당혹해했다. 외교 소식통은 30일 “미국 측 실무진은 자신들 대통령의 전격적인 트윗 제안에 한 번 놀랐고, 이날 오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긍정 메시지’에 두 번 놀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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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7시51분: 실무진 판문점행=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의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9일 아침 “내일 김정은과 DMZ에서 만나 안녕하냐고 말할 수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소식통은 “이후 국무부 등 한국에 있던 실무급들이 판문점으로 가서 경호와 의전 변경이 가능한지부터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 대통령의 동선은 경호와 의전을 고려해 최소 2주 전부터 체크하는 게 관례다.
 
◆오후 1시: 최선희의 응답=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다섯 시간 만에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고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 상봉이 성사된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측의 공식적인 수용 의사다. 단, 최 부상이 “이와 관련한 공식 제기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미 정부 관계자들이 ‘공식 제안’을 위해 북측과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인편으로 북측에 의사를 전달하진 않았고, 전화로 (북·미 정상 회동을 위해) 만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엔사 전화선을 통했을 수 있다.
 
비건. [뉴스1]

비건. [뉴스1]

◆오후 4~10시: 사라진 비건=오후 4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G20 결과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곧 한국으로 가는데 내일 DMZ에서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 그가 긍정적인 답변(receptive)을 했다”고 공개했다. 그 시각 비건 대표는 서울 중구 소재의 숙소를 나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방한해서도 “북측의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비건 대표는 이날 밤 8시 청와대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이날 저녁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 30일 판문점 회담을 조율했다고 귀띔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밤 10시가 넘어 숙소로 돌아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회담이 일종의 ‘연막작전’이란 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아시아 방문 기간 중 김 위원장과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에 북한은 마치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제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한 ‘독심술’ 담화를 냈다. 27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조·미 관계는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해 나가고 있다”고 굳이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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