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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2차 휴전…“미국 기업, 화웨이 거래 가능”

중앙일보 2019.07.01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고위급 관료들이 배석한 가운데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 협상 재개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 철회 등에 합의했다. [AP=연합뉴스]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고위급 관료들이 배석한 가운데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 협상 재개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 철회 등에 합의했다. [AP=연합뉴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수위를 높여가던 미·중 무역 분쟁이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협상을 위한 시간은 벌었지만 불안한 봉합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았다.
 

오사카 담판으로 화웨이 숨통
시진핑, 미국산 농산물 수입키로
중국도 실리·체면 챙겨 일단 만족
기존 관세는 유지…살얼음판 휴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휴전에 합의했다. 80분간 이뤄진 양국 정상의 ‘오사카 담판’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계 경제 1·2위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며 세계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짙어갔기 때문이다. ‘신냉전’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오사카 담판’에서 양국 정상은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 받으며 확전을 막았다. 상대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올 수 있는 명분을 서로 던져줬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유예와 화웨이(華爲)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밝혔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카드를 내놨다.
  
3250억 달러 중국산 추가관세 유예
 
미국·중국 무역분쟁 주요일지

미국·중국 무역분쟁 주요일지

합의를 도출한 두 나라 정상은 일단 만족한 눈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시 주석과의 만남이 훌륭했다. 중국과의 협상이 다시 정상궤도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지지층인 농민에게 선물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은 우리에게 많은 돈을 쓸 것이다. 엄청난 음식과 농산물을 사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정상 회담에 앞서 미국산 대두 54만t을 주문하며 호의를 드러냈다.
 
중국도 표정관리 중이다. 실리와 체면을 동시에 챙겼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을 다시 협상 테이블 앞으로 끌어냈고, 325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25%) 부과도 막았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최우선 협상 과제로 공들였던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은 화웨이에 엄청난 제품을 판매한다. 그건 괜찮다. 그들은 계속해서 화웨이에 그들의 장비를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웃음 속에 찾은 평화는 오래가지 않을 듯하다. 뉴욕타임스(NYT)는 “근본적인 충돌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주요한 타개책을 내놓지 못했다”며 “협상을 위한 일시적인 휴전”이라고 지적했다.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살얼음판 같은 휴전’이라는 말이다.
 
시장이 이렇게 의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충분하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의 데자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당시 ‘90일 휴전’에 합의한 뒤 지난 5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관세 폭탄을 주고 받았다.  
  
트럼프 “화웨이, 협상 막판까지 기다려야”
 
게다가 이번 합의는 기존에 부과된 관세 등을 유지한 채 추가 관세 부과만 미뤄진 것에 불과하다. 화웨이 문제도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거하는 문제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화웨이 문제는 (무역 협상) 막판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트럼프의 변덕이 다시 시작될 수 있고 중국이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수도 있다.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손보겠다는 트럼프와 중국의 핵심 이익은 포기할 수 없다는 시진핑이 팽팽히 맞서면 새로운 충돌을 피할 수 없어서다.
 
NYT는 “미국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중국 경제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원하고, 중국은 관세의 완전한 철회를 바라면서도 산업보조금과 국유기업에 기반한 경제 모델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의 입장과 시각차를 줄이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뜻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휴전하더라도 구체적인 합의가 없으면 후속 협상이 실패하고 무역과 기술 전쟁이 점진적으로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국내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 대미 공세 강화로 돌아설 수 있다. 노무라 증권은 “신중국 건립 70주년과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위상을 과시해야 하는 중국이 미국에 끌려가는 모습이 이어지면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닝 칭화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주권을 내주려 하거나 약해 보이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갈등의 불똥이 베트남으로 옮겨붙을 수도 있다. 중국 등 다국적 기업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 체인의 최종 생산 공정을 베트남으로 옮기며 ‘원산지 세탁’에 나서고 있어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폭스비즈니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베트남이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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