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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소고기와 배, 돼지고기와 사과 천생연분 … 맛 좋고 속 편해요

중앙일보 2019.07.01 00:03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식품 궁합’ 좋으면 영양가↑ 왜 소고기구이를 파는 식당에선 배를 후식으로 주고 돼지고기구이를 파는 식당에선 사과를 후식으로 줄까. 모두 소고기·돼지고기에 풍부한 단백질·지방을 분해·소화하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지만 유독 소고기 요리에는 배를, 돼지고기 요리에는 사과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 속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소고기는 한의학적으로 성질이 따뜻 하고 돼지고기는 성질이 차다. 반면 배는 찬 성질, 사과는 따뜻한 성질이 있어 각각 소고기·돼지고기와 함께 먹어야 궁합이 잘 맞아 속이 편하다. 음식 속에 숨겨진 ‘식품 궁합’을 알아본다.
 

풋고추·우엉 섞은 멸치조림
피망·시금치 넣은 달걀말이
영양소 균형 맞추고 맛 더해

식품 궁합은 여러 종류가 있다. 식품 속 유익한 성분의 흡수가 더 잘되도록 보조 식품을 곁들이는 유형,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 영양 균형을 맞추도록 한 유형, 해로운 성분을 줄이기 위해 특정 식품을 곁들이는 유형 등이 있다.
 
문어와 무, 오리와 부추도 궁합 잘 맞아
영양소 흡수를 돕는 대표적인 식품 궁합으로 멸치와 풋고추의 조합을 들 수 있다. 멸치의 대표적인 영양소인 칼슘은 철분을 만났을 때 흡수가 더 빠르다. 의사들이 칼슘제를 처방할 때 철분도 같이 주는 이유다. 실제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멸치를 볶을 때 풋고추를 좀 넣어서 조리한다. 칼슘 흡수를 도울 뿐만 아니라 멸치에 부족한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좋은 식품 궁합이다. 멸치에는 우엉을 좀 넣어서 볶아도 좋다. 우엉의 이눌린 역시 칼슘의 흡수를 돕는다. 

 
삼계탕에 쓰이는 닭고기와 마늘도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다. 닭고기에는 원기 회복을 돕는 비타민B군이 많은데, 마늘의 알리신이 흡수를 돕는다. 
 
문어 요리에는 무가 잘 어울린다. 문어의 조직이 질기기 때문에 무에 풍부한 단백질 분해 효소가 문어를 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편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식재료는 오일 성분과 잘 어울린다.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는 “베타카로틴은 기름기가 있으면 흡수율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파프리카·당근 등을 먹을 때는 기름에 살짝 볶아서 먹는 게 좋다. 샐러드로 먹을 때는 올리브오일이나 참기름을 뿌린 뒤 섭취하면 좋다.
 

영양소 보완을 위한 궁합도 있다. 달걀말이에 피망이나 시금치를 다져서 넣거나 소고기 전골에 깻잎을, 조갯국에 쑥갓을 넣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 교수는 “달걀과 소고기, 조개 등에는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부족하다. 영양소 밸런스를 맞추려면 달걀말이에는 채소 다진 것을, 소고기와 조개 요리에는 향이 잘 맞는 채소를 곁들이면 영양소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구마나 빵 같이 고탄수화물 식품을 먹을 때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우유를 곁들이는 것도 서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한 좋은 식품 궁합이다.
 

오리와 부추는 한의학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궁합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오리는 고단백 식품이고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성질이 차다는 단점이 있다”며 “부추는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오리의 찬 성질을 보완해 준다”고 말했다. 오리와 부추를 같이 먹으면 오리고기에 부족한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보충하는 효과도 있다.
 


생선회 밑 무채는 지방 산패 늦춰
음식 속 나쁜 성분을 줄이기 위한 식품 조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복어와 미나리 조합이다. 신 교수는 “미나리에 풍부한 칼륨·페르시카린·쿼세틴 등의 성분은 복어의 독을 중화시키고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복어 장기에 있는 독은 제거하고 요리해야 하지만 남아 있을 수 있는 미량의 독을 중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된장찌개와 부추의 조합도 좋다. 된장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각종 생리활성 물질도 많지만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부추에는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많아 부추 된장찌개를 끓이면 나트륨 걱정을 덜 수 있다. 또 생선회를 먹을 때는 꼭 무채를 곁들이도록 한다. 신 교수는 “생선회 밑에 까는 무채는 장식용이 아니다”며 “생선에는 EPA와 DHA 등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데 무채에 풍부한 비타민C가 지방이 산패 물질로 바뀌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산모가 먹는 미역국은 어떨까. 매일 먹는 미역국이라면 두부를 넣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미역에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많아 몸의 회복을 돕지만 요오드 성분이 풍부해 갑상샘항진증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때 두부를 넣으면 두부의 사포닌 성분이 요오드를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미역국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에도 제격이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조합하는 식재료도 있다. 굴을 먹을 때 레몬즙을 뿌려 먹으면 식중독 위험을 낮추고 철분 흡수율도 높일 수 있다. 민물고기 매운탕에도 차조기(자소엽)를 넣으면 항균 작용으로 식중독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한편 함께 먹으면 나쁜 음식 조합도 알아두는 게 좋다. 대표적인 것이 장어와 복숭아다. 장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미네랄도 풍부해 지금처럼 여름에 들어설 때 많이 찾는 보양식이다. 하지만 복숭아와 함께 먹지 않도록 한다. 신 교수는 “장어는 지방질이 많은데 복숭아에 풍부한 유기산이 지방의 소화를 방해하는 성질이 있어 설사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어패류는 감과 같이 먹지 말아야 한다. 어패류에 있을지 모를 식중독균 때문으로 감에 들어 있는 타닌 성분은 수분을 끌어당기는 작용이 강해 배설을 원활하게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차윤환 숭의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요리를 할 때나 음식을 먹을 때 식재료 간의 궁합, 상승 효과와 반대 효과를 잘 알고 먹으면 영양분 섭취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특히 날이 더울 때는 식중독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식품 조합을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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