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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리모델링] 증빙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 인건비 어떡하나요?

중앙일보 2019.07.01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부산에서 건설사를 운영하는 이 모씨. 2011년 회사를 설립한 뒤 8년 만에 매출액 300억원 규모로 키웠다. 그런 이 씨에게 골치거리가 생겼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를 어떻게 회계처리해야 할지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는 여행비자로 입국한 불법체류자가 많아 인건비로 처리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가계정을 만들어 사장이 회삿돈을 빌려간 것으로 해 가지급금으로 인건비를 처리했다. 이러다 보니 급여도 계좌이체가 아니라 현금으로 줄 때가 많았다.  
 

사장이 빌린 걸로 가지급금 처리
법인세·소득세 등 세금폭탄 원인
급여인상·차등배당 등으로 해결

건설업계 특성상 각종 접대비와 리베이트, 커미션 등도 고민거리다. 통상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돈인데 비용증명이 어렵다. 이 역시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했다. 2011년부터 이런 식의 가지급금이 쌓여 지난해 말 현재 24억원에 이르게 됐다. 이씨는 비용처리가 되는 것으로 알았던 가지급금이 법률적, 세무적으로 매우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개인적으로 쓰지도 않은 가지급금을 자신이 갚아야 한다는 걸 알고는 당황해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A 가지급금은 실제로 현금지출은 있었지만 거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을 때 임시로 만드는 가계정이다. 회계상으로 사용내역이 불분명해 대표이사가 빌려 간 것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미래 언젠가는 갚아야 한다. 최종 책임이 있는 대표 입장에서 상환부담이 커진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세청 세무조사 받을 수도=한데 가지급금이 많이 쌓이면 ‘세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 법인세, 소득세, 상속 및 증여세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과세당국에서 세무조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업무와 무관한 대여금으로 판명되면 횡령 및 배임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회사 신용이 나빠져 기업신용평가등급도 하락할 위험이 크다.
 
또 가지급금으로 누적된 금액에서 이자가 매년 복리로 4.6%씩 발생(가지급금 인정이자)하는데 방치해두면 무섭게 불어난다. 가지급금 인정이자가 과도하게 누적되면 불필요하게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세금부담을 키울 수 있다. 가지급금은 기업회계에서 암적 존재인 만큼 그대로 놔두면 더 이상 기업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얼른 해결해야 한다.
 
먼저 이씨의 회계장부를 분석해 가지급금 발생 원인부터 찾아봤다. 그 결과 증명이 어려운 비용(증빙불비)이 18억원에 달했다. 건설업계 특성상 발생하는 각종 리베이트와 커미션, 외국인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등이 그것이다. 거래처의 폐업 또는 채무자의 부재 등으로 회수가 어려워진 회수불능채권 등이 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가지급금 이자가 발생해 누적된 금액이 3억원이었다.
 
쌓인 가지급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생 원인에 따라 따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인건비 신고를 못 하는 대신에 온라인송금 자료 등으로 비용 입증을 해야 한다. 그러나 건설노동자 임금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세법에서 요구하는 증빙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 경우 입금 내역은 없더라도 공사 현장에서 사용한 임금관리대장 등을 통해 입증할 수 있는데, 이때 인건비 미신고에 따른 가산세 2%는 물어야 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가지급금 액수가 크지 않다면 대표의 급여 인상이나 상여금 지급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급여 1000만원을 받는 이 씨에게 2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신고한 뒤, 이 중 1000만원은 가지급금 상환으로 쓰도록 하는 식이다. 이 씨는 2000만원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세를 부담하면 된다. 가지급금 액수가 크다면 결산 때 대표에게 다른 주주보다 배당을 더 주는 방법(차등배당)이 있다. 늘어난 배당금을 가지급금 상환 재원으로 쓰자는 의미다.
 
가지급금 발생 후 이를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가지급금은 적법한 과정을 거쳐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지 세금을 좀 줄이겠다고 편법을 쓰다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  상담=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1670-2027, center@joongangbiz.co.kr)로 연락처, 기업현황, 궁금한 점 등을 알려주시면 기업 경영과 관련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호익, 조철기, 이성근, 김보정(왼쪽부터)

이호익, 조철기, 이성근, 김보정(왼쪽부터)

◆  도움말=이호익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회계사, 조철기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변호사, 이성근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전문위원, 김보정 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전문위원
 
◆  후원=중앙일보 기업지원센터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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