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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하랬더니 집단해고” vs “임금 30% 등 노사 합의”

중앙일보 2019.06.30 14:31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에서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공공연대노조 등으로 구성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 본부' 노조원들이 한국도로공사 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에서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공공연대노조 등으로 구성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 본부' 노조원들이 한국도로공사 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10여m 높이의 톨게이트 구조물 위에서 파란 조끼를 입고 붉은 머리띠를 한 여성 몇 명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었다. 아래쪽에서는 비슷한 차림을 한 수백명이 구호를 외치며 ‘자회사 반대’라고 써진 손현수막을 흔들었다. 
 

노조원 1500여 명 자회사 고용 방식 반발
자회사 출범하는 7월 1일 청와대 앞 집회
한국도로공사 “노사 합의, 불법집회 대응”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이들을 둘러싸고 통제했다. 도로 한쪽에 주차된 경찰 버스 수 대가 눈에 띄었다. 톨게이트 앞 한국도로공사 담장 등에는 ‘직접고용하랬더니 집단해고 웬말이냐’ ‘직접고용이 답이다’ 같은 문구가 써진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0분쯤부터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공공연대노조 등으로 구성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 본부’ 노조원 400여 명이 이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수십 명은 고공 농성을 벌였다. 현금 창구를 비롯한 모든 창구를 정상 운영해 차들이 톨게이트를 지나는 문제가 없었지만 높은 곳에서 농성하는 모습이 위험해 보였다. 
 
노조원들이 집회를 연 것은 한국도로공사에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한국도로공사는 7월 1일 통행료 수납업무를 총괄하는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출범할 예정이다. 용역업체 소속이던 6500여명 요금수납원 가운데 5000명 정도를 이 회사 소속으로 전환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고 한국도로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1500여명은 계약 종료 상태다. 
30일 경기도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에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 본부' 노조원들이 집회를 여는 가운데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30일 경기도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에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 본부' 노조원들이 집회를 여는 가운데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과거 한국도로공사에 직접 고용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2009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등을 거치며 외주화됐다. 이에 비정규직 요금수납원들은 지난 2013년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내 2015년 1심, 2017년 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로 한국도로공사가 자회사 직접 고용을 추진하면서 다시 갈등이 고조됐다. 
 
노조 관계자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음에도 한국도로공사는 노동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내몰며 집단 해고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며 “요금수납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30일 서울톨게이트에서 1박 2일 농성을 벌이는 데 이어 7월1일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할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와 관련해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9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 평균 임금 30% 인상, 정년 60세에서 61세로 연장 등에 민주노총을 제외한 근로자 대표 5명이 합의했다”며 “한국도로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요금수납원들은 최종 법원 판결 전까지 도로 정비 등을 수행하는 기간제로 직접 채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겠지만 요금소의 수납 업무에 차질을 주는 불법 집회 등에는 정부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판결에서 한국도로공사가 패소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면 자회사가 전담하는 요금수납 업무가 아닌 도로 정비 등을 수행하는 정규직 현장관리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남=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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