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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살 남자도 이런 달콤한 행복 있다우~

중앙일보 2019.06.30 10:00
[더,오래]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33)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아파트 후문으로 나가면 큰길 건너 바로 좁은 골목길이 나온다.
그 길 한쪽 편에는 언제나 구수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옛날 스타일의 순댓국집이 자리 잡고 있다.
 
삼시 세끼 집 밥이 지겨울 저녁때쯤 해서는 마누라를 살살 꾀어 둘이서 이 집 순댓국을 가끔 먹는다.
 
오늘은 마누라가 딸네 집에 있다.
나 혼자다.
내 발걸음은 어느새 순댓국집으로 향하고 있다.
평일이라 그런지 순댓국집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 한가하다.
 
- 순댓국에 오소리감투 따블! 쐬주도 한 병!
- 흐미~ 별일이여, 으째, 오늘은 혼자 온겨?
- 마누라가 지겹다고 도망갔어요, ㅋㅋㅋ
 
순댓국 30년을 말아왔다는 할미는 단골손님을 금방 알아보며 쉽게 말을 놓는다. 그 할미도 나와는 별 차이가 없는 나이일 텐데...
 
오늘따라 소주가 달달하다.
잔소리쟁이 마누라가 없어서일까?
국밥 속에서 건져낸 오소리감투를 앞 접시에 꺼내놓고
한 점씩 오도독오도독 씹어 먹고 있으니 그야말로 행복이 따로 없다.
 
79살 남자는 더러는 이런 달콤한 행복도 있다우~!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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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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