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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협력서 외부 영향 배제”…중 언론 통해 본 시진핑 속내

중앙선데이 2019.06.29 00:27 642호 4면 지면보기
오사카 G20 정상회의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보도하며 ‘중·한 협력이 외부 압력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는 시진핑 주석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사진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보도하며 ‘중·한 협력이 외부 압력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는 시진핑 주석 발언을 제목으로 뽑았다. [사진 중국 인민망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40분에 걸친 만남을 통해 발신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뭘까. 중국 언론의 보도 양태를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정상회담 기사 제목에 의중 담아
고딕체 처리, 색깔 넣어 싣기도
중국편으로 한국 끌어들이기 의도
시진핑 방한 초청은 보도 안 해

중국 언론 보도에서 우선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제목이다. 제목에 의도가 담겨 있다. 둘째는 색깔이거나 고딕체다. 중국 언론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 뉴스를 전달하면서 기사 주요 부분을 고딕으로 처리하거나 색깔을 넣는 방식으로 독자들 눈에 쉽게 띄게 한다. 셋째는 공개된 내용인데도 관영 언론에 전혀 실리지 않는 대목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말은 “한·중 협력에서 외부 영향은 반드시 배제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 입장을 대변하는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시진핑·문재인 회견: 중·한 협력이 외부 압력의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는 제목을 뽑았다. CC-TV의 양스(央視)신문도 한 글자도 다르지 않게 같은 제목을 달았다. 환구시보(環球時報)도 마찬가지다. 소제목도 똑같은 제목을 실었다. 여기서 ‘외부’는 ‘미국’이고 ‘압력’이란 ‘중국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마라’는 등의 미국 요구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을 중국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 주석의 속내가 보인다.
 
중국 언론이 기사에서 고딕이나 색깔 처리 등의 방법을 이용해 부각한 내용도 동일하다. 두 가지 내용이 눈에 띈다. 먼저 한·중 관계 부분이다. 인민일보는 제목에서 강조한 “중·한 협력은 완전히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윈윈의 것으로 마땅히 외부 영향의 압력을 받아선 안 된다”는 시 주석 발언을 고딕으로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여기에 “한국이 양국 간 유관 문제의 원만한 처리를 계속 중시하기를 바란다”는 시 주석의 말을 빨간색으로 처리했다. ‘유관 문제’는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갈등을 거론할 때 쓰곤 하는 표현이다.
 
이를 볼 때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 갈등의 과거 요인인 ‘사드 압박’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 ‘화웨이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강한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이 회담에서 강조한 또 다른 내용은 한반도 문제다. 인민일보와 환구시보가 공동으로 강조한 것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 해결’이다. 정치 해결이 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데 “지도자가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겠냐는 게 중론이다. ‘대화로 해결’이면 ‘외교적 해결’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데 ‘정치 해결’이라고 굳이 표현한 것은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이 어떤 내용을 다루지 않았는지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시 주석 방한 초청 내용이 중국 언론에선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른 시일 안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시 주석이 “구체적 시간에 관해 외교 당국을 통해 협의해 가자”고 답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내용이 중국 언론엔 등장하지 않았다.
 
반면 신화통신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시 주석에게 “내년 봄 일본을 국빈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이 “이 초청을 원칙적으로 접수했다”는 소식을 속보 형식으로 전해 전혀 다른 보도 태도를 보였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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