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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무역분쟁 ‘죄수 딜레마’ 벗고 자유무역 강화를”

중앙선데이 2019.06.29 00:26 642호 4면 지면보기
오사카 G20 정상회의 
28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세계 경제와 무역 투자’ 세션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8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세계 경제와 무역 투자’ 세션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무역 분쟁으로 세계 경제가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 경제와 무역 투자’를 주제로 한 정상회의 제1세션 발언에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췄는데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무역 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들고 있다”며 “자유무역으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확대 균형으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소 균형 아닌 확대 균형으로
세계경제 하방위험 선제적 대응”
마크롱·푸틴과도 잇따라 회담

문 대통령이 언급한 ‘죄수의 딜레마’는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 모두에게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 마찰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며 G2로 불리는 양국은 서로에게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에 대한 거래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 등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하라”는 압력에 놓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29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전초전을 치렀다. 공식 세션 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가 간 데이터 유통을 자유롭게 하는 내용으로 주재한 ‘정상 특별 이벤트’에서다. 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문에 사전 세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는 대외 무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운 현실적 고충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전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1, 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며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지금의 도전들은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G20이 다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사회가 미·중 무역 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세계는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저성장이 고착화된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넘어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로 가면서 미래 예측조차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무역을 향한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질서를 위한 WTO 개혁을 지지하고 G20의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구조가 되면서 WTO의 영향력은 약화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WTO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 정상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빈 방한 때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모디 총리에게 “나의 형제와도 같은 총리의 총선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으로서 굳건한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계속 빠른 속도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에게는 “오는 11월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맺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와 산업 인프라뿐 아니라 잠수함과 차세대 전투기 등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신남방정책의 핵심은 무역의 다변화”라며 “이는 미·중 간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 분쟁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과도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당초 예정에 없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현지에서 일정을 조정해 추가로 회담했다. 이어 이날 밤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다섯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전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전달한 메시지가 공유됐을 것으로 관측됐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 ‘포용 성장’을 주제로 한 제3세션에서 선도 발언을 한 뒤 G20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다. 귀국 직후에는 30일까지 1박 2일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사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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