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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제주 운항 7만9460회, 2·3위보다 3만건 더 뜨고 내린다

중앙선데이 2019.06.29 00:20 642호 7면 지면보기
빅데이터로 본 관광 제주 
지난 17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항공 시간 안내판에는 2시간 20분 동안 30편의 이륙이 예고돼 있었다. 그중 70%가 넘는 22편이 제주행이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제주 노선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노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항공교통시장 조사 기업인 OAG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포~제주 노선 운항 횟수는 7만9460회에 달했다. 2위 멜버른~시드니(5만4102회)나 3위 뭄바이~델리(4만5188회)와 큰 차이다. 김포~제주 노선은 심야·새벽 시간 제외하면 하루 종일 5~10분마다 비행기가 뜨는 셈이다.
 

쉴틈 없는 제주공항
연 16만편 운항, 이용객 3000만명
수용능력 2600만명 이미 초과
세계서 가장 바빠 ‘단골 지연’ 오명

국토부 “제2 공항 2025년 개항”
환경단체 “과잉관광 역효과 우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김포~제주 왕복 구간의 7개 국내 항공사 비행 횟수는 지난 5월에만 7761회에 이른다. 149만3868명이 이용했다. 회사원 김혜원(25)씨는 “여차하면 갈 수 있는 게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미국인 데이비드 소울(53)은 “국내선 위주의 김포공항이 이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건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가장 바쁜 노선인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구간의 연간 운항 횟수는 3만5365회로 김포~제주의 절반 수준이다. 김포공항은 지난해 비행기 14만1080대가 뜨고 내렸다. 2460만2588명이 이용했다.
 
바쁘기로 따지면 제주공항이 더하다. 지난해 16만8331편이 운항했고, 여객은 2945만5305명이었다. 제주공항의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은 현행 35회다. 더 늘리려고해도 안전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항공편이 몰리는데 사실상 활주로는 하나밖에 없어 제주공항은 ‘단골 지연’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제주공항의 국내선 항공기 지연율은 11.9%다. 국제선까지 합치면 지연율 10.9%다. 그나마 올해는 날씨가 좋아 지난해 지연율(16.1%)보다 낮은 편이다. 실제로 20일 오후 5시 제주~김포 항공편은 탑승시간이 10분 늦춰졌고 활주로에서 앞서 이륙을 준비하는 항공기를 위해 15분 더 대기했다.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성산·수산리 일대. 성산·수산리는 제주 제2공항 부지로 예정돼 있다. 김홍준 기자]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성산·수산리 일대. 성산·수산리는 제주 제2공항 부지로 예정돼 있다. 김홍준 기자]

지난 6월 20일 이용객들로 붐비는 제주공항. 지난해 16만8331편이 운항했고 2945만명이 이용했다. [김홍준 기자]

지난 6월 20일 이용객들로 붐비는 제주공항. 지난해 16만8331편이 운항했고 2945만명이 이용했다. [김홍준 기자]

 
이 때문에 제주 제2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밝힌 현재 제주공항의 수용능력은 2600만 명. 하지만 2025년에는 이용객 수가 394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2공항 없이는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계획대로 제2공항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4조8700억원을 들여 짓겠다는 것이다. 2020년 착공해 2025년 개항 예정이다. 연간 최대 이용객 수는 1898만명으로 예상한다. 국내선 절반을 소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 반대 움직임도 여전하다. 성산읍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제2공항은 부지 선정부터 잘못됐고, 과잉관광으로 이어져 부동산 가격 폭등, 쓰레기 문제 등의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2공항이 건설되면 혼잡을 줄이고 폭설·강풍으로 인한 공항 마비 사태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김홍준 기자, 김창우 기자 rimrim@joongang.co.kr
 
찜해야 오르는 한라산…“도민 언제든 오는 곳인데”
김광진

김광진

“어이구, 우린 이제 이번 가을부터는 못 올지 싶네.”
 
지난 19일 한라산 관음사 코스 정상 부근. 수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 김연희(67)씨는 10월부터 ‘한라산 탐방예약제’ 시범 실시를 한다는 기자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인터넷 사용이 서투르기 때문이다. 제주도민 배열희(48)씨는 “도민들이 여차하면 올 수 있는 곳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온 레베카(25)도, 미국에서 온 하짐 무크타르(21)도 “즉흥적으로 산에 왔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미리 동선을 정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관광지를 방문하는 성향이 있다. 
 
예약제를 실시하게 되면 이처럼 노년층·도민·외국인들이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홍보도 더디다. 이날 한라산을 찾은 한국인 중 20명에게 예약제에 대해 물어봤더니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김광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팀장은 예약제에 대해 “환경 훼손을 막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7∼2018년 성판악 코스 이용객은 하루 약 872∼976명, 관음사 코스 이용객은 약 206∼220명인데 이를 성판악 720명, 관음사 426명 등 1146명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6월 19일 한라산 정상에는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이었다. 한라산에는 10월부터 탐방예약제가 시범실시 된다. [김홍준 기자]

지난 6월 19일 한라산 정상에는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이었다. 한라산에는 10월부터 탐방예약제가 시범실시 된다. [김홍준 기자]

 
이용객 총원에 큰 변화는 없다.
“제주도청 용역 결과 백록담 정상에는 하루 304명이 적정 인원이다. 하지만 코스 중간에 되돌아가는 인원을 감안해 1146명으로 정했다. 성판악에 탐방객이 몰려 훼손이 따른다. 주차장·화장실 등 시설 이용도 애로가 있다. 관음사 쪽으로 탐방객 분산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노년층·도민·외국인들이 불편할 수 있겠다.
“탐방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등산 동호회와 달리 이들은 소외될 수도 있다. 총 허용 인원의 일정 비율로 이들에게 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예약 뒤 ‘노쇼’도 문제다.
“다른 사람들의 탐방 기회를 빼앗는 행위다. 노쇼를 막기 위해 금전적인 부분도 검토할 수 있다. 시범실시 전후 드러나는 문제점은 보완할 계획이다. 3개월 시범실시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6개월까지도 가지 않을까 싶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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