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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레벨테스트 10가지 궁금증을 풀다

중앙일보 2019.06.28 15:38
여름방학을 앞두고 많은 학생이 일명 ‘레테’라고 불리는 영어 레벨 테스트 준비로 바쁘다. 영어 실력 확인을 위해 어학원을 돌며 레벨 테스트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명 어학원에서 주기적으로 치르는 레벨 테스트 시험장에는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100명 가까이 몰려든다. 이러한 레벨 테스트는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영어 레벨 테스트에 대한 궁금증을 국내 영어전문가 3인에게 물었다.
 

영어 교육 전문가 3인이 말하는 학원 레벨테스트의 오해와 진실

레벨 테스트는 학원 배치고사… 공인된 평가 아냐-영어교육전문가 이보영 박사
영어교육 전문가 이보영 박사는 학원의 필요에 따라 레벨 테스트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영어교육 전문가 이보영 박사는 학원의 필요에 따라 레벨 테스트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레벨 테스트의 공신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원래 어학원 레벨 테스트의 목적은 해당 학원의 반 배치를 위한 것이다. 어떤 학원의 레벨 테스트도 공식적으로 인정된 평가는 없다. 전 세계 또는 우리나라에서 공인된 토익이나 텝스를 가지고 레벨 테스트를 본다면 의미가 있지만, 일반 사교육 기관의 레벨 테스트는 기존 문제를 적절히 재가공한 것이 대부분이다. 큰 업체가 아니고서는 자체개발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개발을 했다 하더라도 절대적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레벨 테스트는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은가.
“일부 학생들이 좋은 반에 배치되기 위해 사전에 준비하곤 한다. 장기적으로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적정 실력에 맞는 반에 배치되는 것이 좋다. 오히려 테스트 당일 컨디션이 좋아서 원래 실력보다 좋은 반에 들어가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맞춤식 학습을 받기 어렵다. 학생의 실력에 따라 학습할 반이 결정되면 그 학원이 제공하는 커리큘럼을 활용해 영어 실력을 향상하면 된다. ”
 
일부 레벨테스트가 일부러 어려운 문제로 공포심 자극 마케팅을 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나도 아이가 7세일 때 얼토당토않은 레벨 테스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경우를 살펴보면, 아이와 맞지 않는 곳의 레벨테스트를 치른 뒤 그 결과에 괴로워하는 경우도 많다. 외국 거주 경험 후 돌아온 학생을 주 대상으로 가르치는 어학원에 일반적인 아이가 테스트를 치르면 좋은 성적이 나오기 어렵다. 리터니에 맞춘 커리큘럼을 진행하는데 여기에 맞지 않는 아이가 오면 학원도 학생도 모두 괴로워진다.
 
레벨 테스트 결과 원하는 반에 배정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학원마다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모든 학원이 아주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까지 다 가르칠 필요는 없다. 높은 단계의 학원에서 너무 낮은 학년과 섞여 배워야 한다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이럴 땐 내 아이와 맞는 수준의 다른 학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꼭 다니고 싶다면 학원 측에 아이의 학습을 보충할 수 있는 학습지나 공부법을 추천받아 학습한 뒤, 일정 기간 뒤에 다시 지원해보라.”
 
레벨테스트는 각 어학원의 학습 목표가 담긴 시험-청담어학원 박선영 이사
청담어학원 박선영 이사

청담어학원 박선영 이사

레벨 테스트 문제의 출처가 있나.
“우리는 토플을 토대로 한다. 국제적이고 공신력 있으며, 읽기와 듣기, 쓰기와 말하기의 4가지 영역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토플 문제의 유형은 의도 찾기나 문장 삽입 등 유형이 정해져 있다. 이들 유형의 문제를 난이도에  맞춰 출제한다.”
 
똑같은 학생의 실력이 어학원마다 결과가 다른 이유는 뭔가.  
“레벨 테스트는 각 학원이 주안점을 두는 커리큘럼에 맞춰진 시험이다. 대부분의 어학원이 4대 영역을 모두 평가하지만, 중점을 두는 부분은 다를 수 있다. 한국인을 중심으로 한 문법이나 내신성적 중심의 학원이라면 당연히 문법이나 읽기 중심으로 시험을 본다. 말하기를 강조하는 학원이라면 말하기 능력을 먼저 시험 본 다음 다른 영역을 시험을 친다. 당연히 같은 학생이라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레벨 테스트를 하나.  
“최근 온라인 시험과 현장 시험으로 2단계에 걸쳐 시험을 보는 어학원이 많아졌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좀 더 섬세한 평가가 가능하다. 청담어학원의 경우 독해 12문제로 구성된 사전 테스트를 먼저 보고, 이 결과에 따라 3단계로 수준을 나눠 시험지를 제공한다. 이때 이해력 시험인 읽기와 듣기 시험을 먼저 보고, 학생의 1차 레벨을 평가한다. 다음 표현력 시험인 말하기와 쓰기 시험을 치르는데, 30분간 수업 형태로 진행한다. 정규수업의 일부를 그대로 해 보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을 체험하는 효과도 있다. 일정한 토픽을 주고, 그 토픽에 대해 학생들끼리 즉석에서 토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고, 그 주제에 대해 간단히 쓰게 하면서 생각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엄마표 레벨 테스트는 ‘큰 소리로 책 읽기’-엄마표영어 전문가 홍현주 박사
엄마표영어 전문가 홍현주 박사

엄마표영어 전문가 홍현주 박사

'엄마표 영어'를 하면서 어학원 레벨 테스트를 받을 시기와 방법은.
“영어뿐 아니라 언어와 관련된 테스트를 시작하는 시기는 초등 고학년이 좋다. 이때쯤 돼야 자신이 알고 있는 만큼 제대로 답을 해 의미 있는 점수가 나온다. 고학년이 되면서 자기 영어 실력의 현재 수준과 향상도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학습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동일한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때 기간은 최소 6개월 간격을 둬야 한다. 언어 실력은 단기간에 향상하지 않는다.”  
 
레벨 테스트 결과를 어떤 식으로 '엄마표 영어'에 활용할 수 있나.
“테스트 전 무엇을 알고 싶은지부터 결정하라. 엄마표 영어에서 레벨 테스트란 평가다. 어떤 학습을 시작하기 전 현재 아이의 수준을 알아보는 진단 평가와 일정 기간 학습하고 처음 정한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나 알아보는 성취도 평가로 나뉜다. 결과를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찾고 천천히 보충해 나가면 된다. 시험 결과에 일희일비한다면 엄마표를 하기 어렵다. 엄마표 영어는 차고 넘치게 영어를 읽고 듣다가 말하기 쓰기로 발전하게 돕는 학습법이다. 이런 학습 과정의 성취 정도를 타당하게 평가하는 테스트는 사실 찾기 어렵다. 레벨 테스트는 아이가 가는 긴 영어습득의 길에서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서 그냥 활용하는 것이다.”
 
집에서 엄마표로 영어 레벨테스트를 하는 방법이 있나.
“전 학년을 통틀어 가장 좋은 엄마표 레벨 테스트는 ‘큰소리로 읽기’다. 아이가 평소에 보는 책을 한 페이지 정도 큰 소리로 읽게 한다. 그 모습을 관찰하는데, 너무 더듬거리며 소리를 내면(sounding out) 그 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보다 낮은 레벨의 책들을 골라 읽게 한다. 반대로 너무 쉽게 줄줄 읽는다면 읽을 책의 수준을 높이면 된다. 높은 수준의 책이라도 아이가 집중하면서 재미있어한다면 읽게 둬도 무방하지만, 언어 습득에는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주의할 점은 아이가 읽는 책의 문장이나 어휘를 짚으면서 무슨 뜻이냐고 묻는 식의 학습법이다. 반복되면 아이가 책 읽기도, 영어공부도 싫어하게 된다.”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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