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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의 영업비밀 전속계약금···BTS는 70억?

중앙일보 2019.06.28 14:30
지난 5월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5월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BTS 경제 효과 56조…평창 올림픽 능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모바일 게임 주인공으로 등장했습니다. 국내 게임제작사 넷마블이 지난 26일 서비스를 시작한 연예인 육성 게임 'BTS월드'에서입니다. 지금 30·40대들에게는 딸을 공주로 키우는 PC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한 번쯤 해 본 추억이 있을 겁니다. 이젠 이런 육성 게임에도 '한류'가 녹아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대박입니다. 'BTS월드'는 출시 20시간 만에 한국 등 세계 51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게임 산업은 물론 화장품·패션 등 소비재 수출, 관광 산업 등 방탄소년단이 끼친 국가 경제에 미친 효과는 올림픽 경기에 맞먹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이 10년 동안 활동했을 때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를 56조1600억원으로 추산했는데요,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측정한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의 생산·부가가치 유발 효과(41조6000억원)보다 큽니다.
넷마블은 지는 26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사진 넷마블]

넷마블은 지는 26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사진 넷마블]

소속사 빅히트엔터, 기업가치 1~2조원대로 분석 
게임과 같은 '가상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방탄소년단을 육성한 기업이 느끼는 '뿌듯함'을 돈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가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를 계산하면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달 초 자본금 8억8398만원(2018년 말)에 불과한 이 회사의 가치를 1조2800억원~2조2800억원 수준으로 분석했습니다. 

[김도년의 썸타는 경제]

 
이 연구소는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주가수익비율(PER)이란 공식을 활용했습니다. 빅히트엔터 주식가격(주가)을 주식 1주당 순이익(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 경쟁기업과 비슷하다고 가정하고, 이 기업의 전체 주식가치(시가총액)를 구하는 형식입니다. 비슷하게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평가받는 주가가 어떤지를 비교해 기업 가치를 매겨보는 것입니다. 토익 점수나 자격증·인턴 경력 등 스펙이 비슷한 친구들 취업한 뒤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를 계산하면, 내가 받을 수 있는 연봉도 대략 짐작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빅히트엔터의 가치를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3개사의 2018년 평균 주가수익비율을 비교해 구했습니다.
 
물론 실력이 너무 뛰어난 친구들의 연봉과 비교하면 실제 내 연봉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듯, 업계 '터줏대감' 격인 회사와 비교하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21세기 비틀스'로 성장하리라고 짐작하기 어려웠듯, 빅히트엔터도 어떤 성장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요.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스타는 '무형자산'…전속계약금, 기간에 따라 감가상각 
연예기획사로는 '구멍가게'에 불과한 빅히트엔터가 이 같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결국 방탄소년단 덕분입니다. 연예인의 전속계약금은 마치 자동차 회사가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기술 특허처럼 '무형자산' 항목으로 잡혀 있습니다. 연예인은 전속계약을 맺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와는 계약 기간엔 다른 회사에서 일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에 돈을 벌어다 주는 독점적 권리를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 자산은 기계장치나 공장 건물 등 다른 자산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으로 나눠 감가상각하기도 합니다. 계약 기간 5년 동안 맺은 전속계약금이 50억원이라면, 계약을 체결한 해에 한꺼번에 비용으로 털지 않고 5년 동안 매년 10억원으로 나눠 비용으로 반영하게 됩니다.
 
방탄소년단은 기존 소속사와의 의리를 지켜 지난해 10월 7년 동안의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연예인의 전속계약금은 '영업비밀'이지만 지난해 재무제표상 무형자산이 정확히 70억원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전체 7명의 멤버 1인당 10억원의 계약금이 책정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연루 연예인은 '부실 자산'…'버닝썬 사태'로 주주 피해
마약이나 성범죄에 연루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연예인들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부실 자산'입니다. '버닝썬 사태'에 연루된 빅뱅 멤버 승리처럼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 남은 전속 기간에 대한 자산가치는 '0원'이 됩니다. 물론 '승리'를 활용해 돈을 벌 수 없으니, 회사로서는 기대했던 미래 수익도 사라지는 셈입니다. 부실한 연예인이 수백명 있다 한들, 제대로 된 아티스트 한 명을 못 따라가는 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빅히트엔터는 지난해 6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 회사보다 규모가 큰 YG엔터는 94억원, JYP엔터는 287억원, SM엔터는 477억원을 버는 데 그쳤습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지난 3월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였던 빅뱅 승리가 '버닝썬 사태', '성접대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연일 하락한 바 있다. [뉴스1]

지난 3월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였던 빅뱅 승리가 '버닝썬 사태', '성접대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연일 하락한 바 있다. [뉴스1]

한류 산업은 '효자 산업'…"신성장 동력 육성 전략 필요" 
'버닝썬 사태'는 '한류 산업' 전체의 이미지까지 훼손했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적은 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 '효자 산업'임에는 분명합니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류를 토대로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문화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미국·중국 수준의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벤처 투자 기반 마련도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김도년의 썸타는 경제
액수ㆍ합계를 뜻하는 썸(SUM)에서 따온 ‘썸타는 경제’는 회계ㆍ통계 분석을 통해 한국 경제를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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