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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문건 공개한 유모씨 "스칼렛요한슨 섭외" 사기로 징역

중앙일보 2019.06.28 05:00
지난 2009년 3월 분당경찰서에 당시 이미숙씨의 매니저 유모씨가 피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두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9년 3월 분당경찰서에 당시 이미숙씨의 매니저 유모씨가 피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출두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09년 배우 장자연씨가 사망 전 작성한 문건을 언론에 공개했던 배우 이미숙씨의 전 매니저 유모(39)씨가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서울동부지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유씨는 유명 패션브랜드 직원 A씨에게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해주겠다”며 4억원 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유씨는 A씨에게 “광고모델 비용의 3%를 광고대행 수수료로 주면 스칼렛 요한슨과 95만 달러(당시 한화 약 10억7350만원)에 계약을 체결해주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스칼렛 요한슨의 에이전시와 협의해 주요 내용은 확정됐으니 선급금을 보내야 한다”며 약 4억1300만원을 송금받았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유씨는 스칼렛 요한슨의 에이전시에 광고모델료로 150만 달러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사실만 있을 뿐 계약에 관한 주요 내용을 협의해 확정한 사실이 없었다. 당시 스칼렛 요한슨의 에이전시는 광고모델료로 1년에 200만~35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었으므로 유씨가 제시한 조건으로는 광고모델로 활동하게 해줄 능력 또한 없었다고 검찰은 봤다.
 
유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실제로 100만 달러에 섭외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전에 A씨가 다른 연예인의 사진을 무단 사용한 적이 있다. 스칼렛 요한슨 에이전시가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47만5000달러의 보증금을 요구했고, A씨가 이를 거절하면서 무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스칼렛 요한슨의 에이전시가 A씨의 사진 무단 사용 자료를 보내왔다는 e메일을 증거로 제시했는데, e메일에 문구는 없고 사진 자료 파일만 첨부한 것으로 보아 자작극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리저리 에이전시에 접촉했던 것은 인정되나 계약 성사를 기대할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피해자에게는 그러한 단계인 것처럼 속이고 계약금을 받은 점에서 사기를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회사 운영이 어려워 채무를 돌려막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 시급한 비용을 마련하고자 적극적으로 기만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유씨는 법정 구속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재판에 불복해 현재 서울동부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10년 전 장자연씨는 당시 이미숙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유씨의 요청에 따라 자신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에게 불이익당한 내용을 문건으로 작성해 건넸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었다. 당시 유씨는 장씨의 소속사 대표와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후 유씨는 장씨의 사망 후 “장씨가 남긴 유서가 있다”며 언론에 문건의 일부를 공개했다. 유씨는 김씨에 대한 모욕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 유씨가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과의 면담에서 장씨의 성폭행 관련 진술을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최종 보고서에서 “장씨의 개인 다이어리 등이 남아있지 않아 성 접대나 성폭행 의혹에 대해 객관적 물증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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